부산교육청 수능 총괄과장이 전하는 '2021 수능 방역 뒷얘기'
지난주부터 학생 교직원 확진자 속출…전파 속도 빨라 초긴장
레벨 D 개인보호구 착용 병원·별도 시험장 96명 감독관 자청
정상 학교생활 못하고 힘들게 공부한 고3 향한 제자 사랑 훈훈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 수능…"봉사 정신으로 극복"
"지난주 부산에서 수험생 확진자가 나왔고 자가격리 학생 40여 명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등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너무 빨라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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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3일 오후 6시 30분 부산시교육청 1층.
권혁제 부산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부산 시내 65개 시험장에서 속속 도착하는 답안지 배송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 수능…"봉사 정신으로 극복"
권 과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국으로 급격히 확산한 '제3차 대유행' 속에서 부산지역 수능 방역 실무를 총괄한 인물이다.

그에게 다가가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수능 준비 과정과 무사히 시험을 치르기까지 뒷얘기를 들어봤다.

수능일 권 과장은 새벽 3시에 일어나 오전 4시 20분 문답지 배부 현장을 보고 오전 6시부터 교육청 상황실을 지켰다.

이어 오후 8시 20분 특수학교에서 도착한 마지막 답안지를 살펴보고 오후 10시 퇴근을 준비하면서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에서 수능을 앞두고 초연음악실 등에서 이어진 연쇄 감염이 학교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하루하루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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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능일까지 부산에서는 수험생 확진자 2명과 자가격리자 52명이 발생했다"며 "확진자를 위한 병원 시험장과 자가격리자가 응시하는 별도 시험장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 수능…"봉사 정신으로 극복"
부산시교육청은 병원 시험장 1곳(부산의료원) 별도 시험장 2곳을 선정했다.

권 과장은 "자가격리자 수험생 이동 거리를 고려해 시내 중심인 부산진구에 있는 고교 2곳을 별도 시험장으로 정했는데 학부모 반발이 있었지만, 시험 전후 방역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적극적으로 설득했다"고 시험장 선정 과정에서 있었던 애로를 설명했다.

그는 병원 시험장을 비롯해 수능 시험장 감독관으로 지원해준 교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수능을 코 앞두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고3 학생 1명과 재수생 1명이 응시한 부산의료원에 개금고 정상훈 교사 등 현직 교사 4명과 간호사 4명이 감독관을 자청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 수능…"봉사 정신으로 극복"
특히 병원 시험장 감독관은 전신 보호복, 마스크, 고글, 장갑, 덧신 등으로 구성된 레벨 D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시험 시간 내내 병실에서 있어야 하므로 감염 위험과 체력소모가 크다.

자가격리 학생이 이용한 별도시험장 감독관도 KF94 마스크, 얼굴 가리개, 수술용 가운, 일회용 장갑으로 구성된 4종 개인보호구를 착용했다.

"전체 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병원 시험장과 별도 시험장 감독관을 지원자를 모집했는데 모두 자발적인 지원으로 96명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에게 최소한 시험 기회를 주기 위한 희생과 봉사 정신에서 지원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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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거리두기 시험을 할 수 있도록 고사장이 늘어나 시험 감독관과 방역 직원도 지난해보다 1천264명 늘어난 6천450명이 투입됐다.

권 과장은 "우리 학생들이 6년간 중등 교육을 하고 마지막 결실을 보는 시험인데 고등학교 교사 80%가 수능 감독관으로 지원했다"며 "교사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못 하고 힘들게 공부한 올해 고3들에게 뭔가 해줘야겠다는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지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 수능…"봉사 정신으로 극복"
코로나 확산에 따른 강화된 방역 지침을 일일이 교육 현장 적용하기도 쉽지 않았다.

권 과장은 "학교 시험장에서 수험생 발열검사, 반투명 칸막이 설치, 별도 시험실 운영 등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을 했다"며 "교사들도 거리두기를 하며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 몇 배의 노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청, 소방, 경찰, 교통 자원봉사자 등 모두가 아이들을 위해 한마음이 되어 무사히 시험을 마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