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미국 대선 이후 국제관계 전망' 토론…"한미동맹 새로운 기회"
최종건 "한 국가 리더십만으로 코로나·기후 대응 불가…한국이 공조하겠다"
재외공관장들 "바이든 시대 한미관계 기대…미중갈등은 계속"(종합)
주요국에 주재 중인 한국 대사들은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가 동맹관계 회복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한국과 원만한 관계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또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지속하면서 한국 외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교부가 재외공관장회의를 계기로 2일 개최한 '미국 대선 이후 국제관계 전망' 주제의 토론에는 주요국 대사들이 화상으로 참석해 현지 분석과 향후 계획 등을 공유했다.

이수혁 주미국대사는 "바이든 행정부는 다양한 글로벌 도전과 과제에 맞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복원을 우선시할 것"이라며 "미국의 리더십 회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맹국 및 우방과의 공조"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한미동맹도 과거보다 더 호혜적이며 상호 존중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바이든 행정부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유기적인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고 그렇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내정자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외교 전문가라면서 "트럼프 행정부와는 다른 전직 관료들을 중용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외교적 차원에서 협의하고 논의하는데 환경이 나아졌다고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외공관장들 "바이든 시대 한미관계 기대…미중갈등은 계속"(종합)
장하성 주중국대사는 미중이 갈등 상황이지만 서로 경제·사회문화적으로 교류가 활발해 서방과 동구권이 단절된 채로 체제 대립을 했던 과거 냉전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 대사는 "과거와 달리 경제적으로 세계가 통합된 상황"이라며 "대립과 관계없이 세계가 공통으로 대응해야 하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과 미중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전 지구적 기후환경에 대한 공통 대응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 대사는 "중국 내에서도 중론은 미중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그런 갈등이 전개되는 과정, 해소하는 방안과 접근법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사들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예상되는 환경 변화에 맞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등을 위한 외교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남관표 주일본대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안보 분야 인적 구성을 볼 때 한미일 협력이 굉장히 강조되고 부각되는 움직임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한일 간 협력을 가로막는 것으로 보이는 과거사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동경올림픽이 개최되면 평창올림픽에 이어서, 또 내후년 북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 해결에도 굉장히 큰 진전이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양국 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석배 주러시아대사는 "한반도 문제는 러시아와 미국이 어려운 갈등 관계에서도 그동안 긴밀히 협력해온 몇 안 되는 사안"이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과정에서 우리의 자주적 자세를 굳건히 견지하고 미국과 동맹관계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러시아의 건설적 기여를 계속 견인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개회사에서 "일각에서 거론되는 한미동맹의 위기론과는 달리 동맹의 제도 및 문화적 기반은 매우 튼튼하며, 양국이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미동맹이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미국 새 행정부는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외교정책의 키워드로 제시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어느 한 국가의 리더십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량 있는 국가의 참여를 통해 국제 공조를 다지는 것이 필요하고 또 시급하다"며 "비전통·보건 안보의 선도국가인 대한민국은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와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국제공조를 앞장서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외공관장들 "바이든 시대 한미관계 기대…미중갈등은 계속"(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