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결과서도 이상 없는데 만성 증상 있으면 진단
본인에게 편한 음식과 불편한 음식 적는 '음식 다이어리' 권고

# 30대 남성 K씨는 몇 달 전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 들어 식사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속이 유난히 쓰리고 명치까지 아파 결국 병원 소화기내과를 찾았다.

내시경 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던 그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진단받았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란 내시경 검사나 영상 촬영 검사, 혈액 검사 등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명치 부위 인근 상복부의 통증과 쓰림, 배가 불러서 평소 식사량을 먹기가 어려운 조기 만복감, 불쾌한 식후 포만감 등이 만성적으로 나타날 때 내리는 진단이다.

위와 같은 증상이 6개월 이전에 발생해 적어도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지속하면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본다.

이때 환자의 연령이나 가지고 있는 지병(기저 질환) 등을 보고 추가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체중이 감소했거나 황달, 혈변이 있는 경우, 잠에서 깰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내시경 등의 검사도 시행한다.

아직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의료계는 추정하고 있다.

위의 배출 능력이 저하했거나 위 일부가 이완이 잘 안 되는 경우, 위장 감각이 과도하게 민감한 경우, 신경계 이상, 위의 감염이나 염증, 불안과 우울 및 스트레스 등이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다양한데다 원인 역시 복합적이므로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약물 치료는 물론 불안, 스트레스 등이 극심한 환자에게는 저용량의 항우울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음식의 연관성이 뚜렷하지는 않으나 증상을 악화하는 음식은 가급적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커피나 술, 그리고 맵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금연하는 게 권장된다.

환자가 먹었을 때 속이 편안하거나 유달리 불편해지는 음식을 정리해 식습관에 반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수인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환자마다 먹고 난 뒤 속이 편한 음식과 불편해지는 음식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러 남들이 좋다는 음식을 억지로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며 "음식 다이어리 작성과 같은 습관을 들여 자기에게 맞는 음식을 찾고 맞지 않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유 없이 3개월 이상 배 아프면 '기능성 소화불량' 의심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