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륜 절개술, 기존 수술 대비 합병증 위험에 차이 없어"

유방암 수술 후 가슴에 남는 흉터는 환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유방암으로 가슴을 절제한 환자 중 상당수는 재건 후에도 흉터 때문에 목욕탕이나 수영장을 가는 일을 꺼린다.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유륜 절개 수술법'이 대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유륜을 절개해 암을 절제해도 기존 가슴 피부를 절개하는 수술과 비교해 피부 괴사나 합병증 위험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대목동병원 성형외과 박진우·우경제 교수와 외과 임우성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 병원에서 수술받은 유방암 환자 총 61명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글랜드 서저리'(Gland Surgery) 10월호에 게재됐다.

유륜 절개 수술법은 가슴의 유두를 둘러싼 갈색빛의 동그란 부분인 유륜의 경계선을 반달 모양으로 5㎝ 잘라낸 뒤 그 속으로 도구를 넣어 시행하는 수술법이다.

암이 퍼진 유방 조직 제거와 유방 재건까지 작은 절개 부위를 통해 진행한다.

갈색 피부를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는 게 장점이다.

이번 연구에서 유륜 절개 수술법을 이용한 환자 41명과 일반적인 가로 방향 절개로 흉터가 남은 환자 20명을 비교했을 때, 피부 괴사나 합병증 가능성 측면에서 두 환자군 모두 차이가 없었다.

특히 유륜을 절개할 때 혈행 검사를 병행하면서 피부 괴사가 예측되는 부분을 미리 절제하는 등의 방법을 이용한 점이 주효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우경제 교수는 "유륜 절개 시 조영제를 주입해 약 3분간 피부의 혈액순환을 관찰하는 ICG 피부 혈행 조영술을 병행하면 피부괴사와 합병증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눈에 보이는 흉터는 거의 남지 않게 할 수 있다"며 "안전한 수술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혈행 검사를 병행한 유륜 절개 수술법은 피부가 괴사할 가능성이 있어 유륜 절개 수술을 선택하지 못하는 유방암 환자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지난 여름 유방암을 진단받은 47세 여성 김모 씨는 미용 목적의 유방 확대술로 유륜 피부를 절개한 적이 있어 또다시 유륜을 절개할 경우 주위 피부가 괴사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피부 혈행 검사를 통해 유두로 들어오는 혈류를 보존하며 수술을 한 결과 흉터 없이 수술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대목동병원에서는 이미 유륜 절개 수술법으로 100명이 넘는 유방암 환자가 수술을 받았다.

연구팀은 유륜 절개 수술법의 안전성을 확인한 이번 연구 결과가 유방암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진우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흉터를 최소화하는 등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삶의 질 낮추는 유방암 수술, 유륜 절개로 합병증·흉터 줄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