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가세가 걷잡을 수 없습니다. 국가 방역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통계사이트 월도미터를 보면, 30일(현지시간) 현재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1382만 명에 달합니다. 2위 인도(946만 명), 3위 브라질(631만 명), 4위 러시아(229만 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날 기준 입원 환자는 9만3000여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지요. 지금까지 코로나로 사망한 미국인이 27만4000여 명인데, 현재 중환자실(ICU)에 있는 사람이 1만8000여 명에 달합니다. 아파도 적정 치료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이지요. 메건 래니 브라운대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환자가 급증하다 보니 병원들이 완벽하게 대처할 방법이 없다”며 “말 그대로 국가적 재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의문은 미국 확진자가 어쩌다 하루 20만 명씩 늘고 있느냐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말처럼 코로나 검사를 많이 해서라기엔 확진 판정률이 너무 높습니다. 요즘 뉴욕을 포함해 상당수 도시에선 100명을 검사하면 3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고 있지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미국은 인구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도 전체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이 이날 기준 4.2%까지 치솟았습니다. 반면 일본은 0.001%, 한국은 0.0007%에 불과하지요.
미국 내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데는 ‘적정 마스크의 부재’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전철 등 대중교통 수단, 대형 할인점, 쇼핑몰 등을 가보면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대부분이 필터조차 없는 ‘천 마스크’를 끼고 있기 때문이죠. 관공서 공무원이나 학교 교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욕 내 상당수 건물들도 마스크 대신 폭넓은 의미의 ‘얼굴 가리개’(face coverings)만 쓰면 입장을 허락합니다. 입만 가리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방한용 목도리로 대충 얼굴 하단을 가린 채 활보하는 사람도 많지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첫 행보로 전국민을 향해 “마스크를 꼭 착용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으나 일반 천으로 만든 입 가리개를 쓰는 게 얼마나 효과를 낼 지 의문입니다.
미국 코로나 사태를 진두지휘하는 컨트롤 타워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에서 그 원인을 일부나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천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안내문. CDC 홈페이지 캡처
CDC는 마스크의 적절한 착용법과 함께 ‘써도 되는 마스크’ 구분법을 그림으로 띄워놨습니다. 여기엔 숨쉴 수 있는 천으로 만든 마스크를 써도 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또 노인 얼굴을 그려놓고 덴탈 마스크를 쓰도록 권장했지요.
일반인은 N95 등 의료용 마스크를 써선 안 된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안내문. CDC 홈페이지 캡처
놀라운 건 그 다음입니다. 의료용 마스크나 N-95 마스크를 사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뒤에 나옵니다. 보건의료 종사자들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죠.(They should be conserved for healthcare workers) CDC가 고성능 마스크의 효능을 모를 리 없습니다.
즉 코로나 예방 효과가 탁월한 마스크의 경우 공급 부족 때문에 일반인이 써선 안된다는 게 CDC 지침이죠. 의료인들 사이에선 재사용이 일반화돼 있을 정도로 마스크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일반인들은 공기 중 전염 위험성을 알면서도 효율이 뛰어난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탓에 점점 더 많이 감염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미국 내 마스크 부족 상황은 심각합니다. 인건비 급등으로 미국 내 제조업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되면서 생산 능력이 저하된 게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힙니다.
현재 미국 내에선 3M이 코로나 사태 전 대비 마스크 생산량을 4배 이상 늘려 월 1억 개, 하니웰이 2000만 개씩 만들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마스크는 매일 소비해야 하는 필수품이 됐기 때문입니다.
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N95 마스크의 재고(국가비축물량 기준)는 현재 1억4200만 개 정도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터졌던 올 3월 트럼프 대통령이 “겨울이 오기 전 3억 개를 비축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국 달성하지 못한 겁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선 전염을 더 효과적으로 차단해 줄 고성능 마스크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3억3000여만 명에 달하는 일반인에까지 권장할 형편이 못 되는 겁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 백신이 대량 보급될 내년 봄까지 미국 내 확진자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편으로는 마스크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미국 수출을 적극 노려볼 만합니다. KOTRA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대미 마스크 수출 비중은 전체 수입시장에서 0.5%에 불과했습니다.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이 전체의 약 90%를 차지했습니다.
미국 뉴욕시에 약 4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27일 오전 7시(현지시간) 뉴욕 센트럴파크의 적설량은 약 11㎝였다. 202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1㎝를 넘겼다. 코네티컷과 롱아일랜드, 허드슨밸리 등 뉴욕시 인근 지역에는 폭설로 최대 23㎝가 쌓였다. 사진은 지난 26일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시민과 공무원 등이 제설 작업을 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종전안을 논의한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10월 17일 이후 2개월여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최종 결정권이 나에게 있다”고 강조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최근 도출된 20개 항목의 종전안과 안전 보장 문제, 전후 재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개 항목 평화안의 90%가 준비됐다”며 “민감한 사안인 돈바스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양측 대표단 간 협상을 벌여 20개 항목으로 이뤄진 종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양측의 이견을 상당 부분 좁혔다면서도 영토 문제와 자포리자 원전 운영 방안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대면 논의를 앞두고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승인하기 전까지 그(젤렌스키)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며 “우리는 그가 무엇을 가지고 오는지 보겠다”고 말했다.러시아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직전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젤렌스키 정권과 그의 유럽 후견인들이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마련할 종전안에 대한 거부 의사를 미리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과 캐
2009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스페인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페인이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와 함께 ‘피그스(PIGGS)’로 불리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위협 요인으로 지목돼 이들 국채 금리가 급등한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6일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와 독일 국채 간 금리 격차는 0.43%포인트였다. 올해 초 0.76%포인트까지 벌어진 격차는 점차 좁혀져 이달 들어 0.5%포인트 이내로 작아졌다.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와 독일 국채 간 금리 격차도 0.7%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졌다. 모두 유럽 재정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 국가 국채는 독일 국채와의 금리 스프레드가 줄어들수록 안전자산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는다.이는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재정 긴축 기조를 유지하며 투자자 신뢰를 회복한 반면 독일과 프랑스 등 그간 유로존 안정을 떠받쳐온 국가의 부채 부담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스페인의 재정적자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5%로 5년 연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2.3%로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이탈리아 역시 2023년 GDP 대비 7.2%에 달하던 재정적자가 올해는 3%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반면 독일의 재정적자는 올해 GDP 대비 2.3%, 내년에는 3.1%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재정 건전성이 독일보다 개선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프랑스는 재정적자를 줄이는 과정에서 정치적 혼란이 심해져 여러 차례 정권 붕괴를 겪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향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