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콘퍼런스서 주장…"바이든 정부, 북한 인권 재조명할 것"
앤드루 김 "북, 종전선언에 긍정적이었지만 열정 식은 듯"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1일 "북한이 (과거) 종전선언에 긍정적인 제스처를 보였지만 열정이 좀 식었다"고 진단했다.

2018년 북미협상에 깊이 관여했던 김 전 센터장은 이날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평화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여해 "지금 시점에서 북한이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종전선언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2017년부터 2년 남짓 북한과 만나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 여러 사안을 직접 협상한 당시를 회고하며 "종전선언과 관련해 주한미군 주둔, 유엔군사령부 유지 등 여러 가지 토론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센터장은 "이 문제들이 해결되기 전에 종전선언을 성급하게 추진하면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결과가 흐를 수 있다"며 "종전선언은 북한의 상세한 비핵화 계획이 나와야 얘기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체계 구축의 첫 단계가 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전 센터장은 또 최근 미국과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을 크게 조명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권을 잡으면 다시 한번 북한 인권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여러 저항도 있고 북한으로부터 반발도 예상되지만, 한국 정부도 미국 새 정부의 방향성에 보조를 맞출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국전쟁, 정전, 한반도 평화정책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개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양국 전직 고위 관료의 제언도 이어졌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는 "한미동맹은 이제 북한과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까지 확대해야 한다"면서 "협력 분야도 안보와 경제는 물론, 사이버, 공중보건, 에너지, 환경 등으로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도 "한미동맹이 군사동맹을 넘어 '자유'를 중시하는 가치동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북한의 진정한 호응이 없다면 희망 고문에 불과하다"면서 "북한의 거짓 남북교류 제의를 단호히 거부하고 대북 제재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 전술핵의 조건부 재배치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