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간 강경화·문대통령·여권 줄면담…"한반도 정책 지지"
주한미대사 "중공군 공격으로 전사한 유엔·한국군 병사들 기려"
'광폭 행보' 왕이 출국…협력 강조했지만 풀지 못한 숙제도 남겨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7일 2박 3일간의 방한을 마무리했다.

한국과 중국은 왕 부장 방한을 계기로 방역·경제·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한령' 등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도 남겼다.

왕 부장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중국으로 떠났다.

지난 25일 한국 땅을 밟은 왕 부장은 이날 오전부터 여권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마지막 날까지 분주히 움직였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을 비롯한 국회 외교통일위원들,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의원 등과 조찬을 한 데 이어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왕 부장은 박 의장에게 "한반도의 운명은 남북 양측의 손에 주어야 한다"며 "중국은 한반도의 중요한 이웃으로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전날 오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고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저녁에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하는 등 대통령부터 여당 실세까지 두루 만났다.

'광폭 행보' 왕이 출국…협력 강조했지만 풀지 못한 숙제도 남겨
강 장관과 왕 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방한이 한중 외교당국 간 긴밀한 협력과 양국관계 중시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왕 부장은 한중관계를 수망상조(守望相助·어려울 때 서로 협조하며 대응한다)로 표현하면서 "코로나19 시련을 견뎌내서 지금 강인성을, 그리고 더 활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시기를 정하지 못했지만, 정상 및 고위급 교류를 더 촉진하기로 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와 한중일 정상회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의 조속한 추진 등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왕 부장은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민감한 사안에서는 단호했다.

미중 갈등 속 중국을 선택하라는 노골적인 압박은 없었지만,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수호 등 역내 현안에서 양국이 함께하기를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취재진과 문답에서는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왕 부장 방한 당일 국무부 수석부대변인 트윗을 통해 중국의 6·25 전쟁 역사관을 비판했던 미국은 다시 한번 70년 전 중국의 참전으로 많은 미군과 한국군이 전사한 사실을 상기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이날 트위터에서 "오늘은 1950년 11월 27일 혹한 속에서 시작된 17일간의 잔혹한 전투였던 장진호 전투의 70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라며 "12만 명의 중공군의 공격으로 전사한 유엔군 및 한국군 병사들을 기린다"고 밝혔다.

'광폭 행보' 왕이 출국…협력 강조했지만 풀지 못한 숙제도 남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