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추인 광업·제조업이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와 출하액, 부가가치가 모두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침체가 오기 전부터 우리 경제가 흔들리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광업·제조업조사에 따르면 산업 종사자 수는 294만명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출하액은 1545조7040억원으로 1.4% 감소했다. 부가가치 생산액은 559조7640억원으로 1.4% 줄었다. 사업체 수는 6만9975개로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자 수와 출하액, 부가가치가 동반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3년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전년 대비 줄어든 적은 있었지만 당시엔 종사자 수는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작년부터 주력 산업인 광업·제조업의 부진이 심했던 것이 확인된 것이다.

세부 산업별로 보면 전자산업의 타격이 컸다. 전자산업 종사자 수와 출하액, 부가가치는 각각 3.8%, 6.8%, 6.0% 감소했다. 반도체(D램 등)부문은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출하액(130조5000억원)과 부가가치(87조9000억원)가 각각 6.5%, 4.7% 감소했고, 전자부품(LCD 등)은 해외경쟁 심화로 출하액(76조6000억원)과 부가가치(34조원)가 각각 6.4%, 5.3% 줄었다.

화학산업도 부진했다. 화학제품 수출 감소로 출하액(153조9000억원)과 부가가치(47조6000억원)가 각각 5.3%, 5.1% 감소했다.

자동차는 종사자 수는 줄었지만 출하액과 부가가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친환경차 등 고가 차량 판매가 증가해서다. 자동차 산업의 출하액은 195조5000억원으로 3.6% 증가했고, 부가가치는 55조4000억원으로 4.0% 늘었다.

문제는 이같은 제조업 부진이 코로나19의 영향이 있던 올해 더 증폭됐을 것이란 점이다. 산업체질을 바꾸는 전환이 없다면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