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에게 질문 뒤 대답 강요"…대학 양성평등센터 조사
"여자 보면 만지고 싶지?"…경인교대 여교수 성희롱성 발언 논란
경인교육대학교의 한 여교수가 수업 도중 남학생을 상대로 성희롱성 질문을 하고 이와 관련한 공개적인 대답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교 측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24일 경인교대와 학생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양성평등센터는 대학 소속 교수의 수업 중 성희롱성 발언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인교대 학생 A씨는 올해 5월께 B 교수가 실시간 화상수업 중 남학생들에게 "여자랑 무엇을 하고 싶니"라며 "여자를 보면 키스하고 싶지. 막 만지고 싶지"라는 취지의 질문을 하고 여러 차례 대답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수업에는 남녀 학생 10여명이 참여하고 있었으며 B 교수는 이 중 A씨 등 남학생 2명을 특정해 해당 질문을 했다고 A씨는 전했다.

B 교수는 수업 중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수강생 모두가 지켜보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질문을 받아 당황했으며 성적 수치심을 느껴 대답을 피했으나 (B 교수는)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대답하기를 강요했다"고 했다.

이어 "올해 9월 대학 쪽에서 교수가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내용증명 우편으로 보내주기로 했으나 아직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A씨는 B 교수가 해당 발언을 하기 한 달 전쯤에는 수업 중 "지금의 50대 남자 초등학교 교사는 군 면제가 돼 군대에 가지 않았다"며 "그래서 다들 어쩜 그리도 다정한지 모르겠더라"라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B 교수의 부적절한 발언과 관련해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수업 영상 공개 등도 요구했으나 제대로 된 후속 조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인교대 관계자는 "현재 교내 '양성평등센터'에서 해당 건과 관련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외부에 밝힐 수 없다" 말했다.

연합뉴스는 B 교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와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대학 측은 앞서 A씨의 국민신문고 민원에 대해선 "해당 수업에서 (학생이) 제기한 문제의 내용이 유사하게 언급되었으나 전체 수업의 맥락과 논지와는 사뭇 다르다고 판단된다"면서도 "학생으로서 민원인이 경험했다고 진술하는 내용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있음은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민원인이 문제로 지적한 내용은 심리학적 개념을 명확히 이해시키려는 교수법적인 의도에서 '사랑'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라며 "교수자가 민원인을 포함한 남학생들을 특정해서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