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주자인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사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FDA가 내달 중순 긴급사용을 승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승인될 경우 신속히 유통할 수 있도록 움직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는 25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인 5000만 회분의 백신을 올해 안에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긴급사용 승인은 공중보건 위기가 닥쳤을 때 의약품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내리는 일시적 조치로, 정식절차보다 승인 요건이 상대적으로 엄격하진 않다. FDA는 백신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내달 8∼10일로 잠정적으로 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미국 제약회사인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3상 임상시험 최종 분석 결과 감염 예방효과가 95%에 달하며, 안전성에서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종전 발표치인 90%보다 크게 상향 조정된 수치다.
이 백신은 코로나19 중증화·사망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94%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보였다. 심각한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보관에 섭씨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유통망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일반 백신 저온유통이 가능한 경쟁사인 모더나에 비해 불리한 입장이다. 영상 2~8도에선 최대 5일까지만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선 백신을 구입해도 운송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가격은 1회분에 19.5달러(약 2만1739원)로 모더나보다 절반 가량 저렴하다. 가장 빠른 개발 속도 덕에 이미 여러 나라들과 계약을 마쳤다. 11일 기준 유럽연합(EU)이 3억회분을 구매하기로 했고, 일본(1억2000만회분) 미국(1억회분)과도 구매 계약을 맺었다. 영국, 캐나다, 호주, 칠레도 백신 1000만회분 이상을 구입하기로 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