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10명 확진, 동일집단 격리조치
주민 "깜짝 놀라 잠 못 이뤄"…순천시 생필품 지원

"마을이 격리된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 잠도 잘 못 잤네요.

"
19일 오전 전남 순천시 별량면 덕정리 상삼마을에서 만난 A(79)씨는 취재진을 만나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로 격리된 순천 상삼마을…'적막감'만 감돌아
상삼마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이나 발생하면서 18일 오후부터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됐다.

평온했던 시골 마을에는 입구 2곳에 바리케이드가 쳐지고 방호복을 입은 공무원들이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54세대 110여명이 오손도손 살던 시골 마을은 하루아침에 적막 속으로 빠져들었다.

마을이 격리됐다는 소식을 모르고 귀가했던 일부 주민은 생업을 위해 집으로 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격리된 마을은 고요했다.

주민들도 모두 집에 머물면서 골목도 한산했다.

비가 내리는 데다 밭이나 길에는 인적이 없어 마을은 더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이따금 방호복을 입은 방역 요원들이 장비를 들고 소독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택배 기사도 배달해야 할 집 앞에 가지 못하고 마을 입구에 물건을 두고 가야 했다.

주민 B(80)씨는 "자식들이 깜짝 놀라 전화가 왔는데, 아직은 큰 불편 없이 지낼 만하다"며 "답답하기는 하지만, 어서 코로나가 사라져서 일상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 이장도 "모두 조용한 가운데 집에서 대기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타지에서 마을을 방문하면 안 되는데, 확진자가 나와 이장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격리된 순천 상삼마을…'적막감'만 감돌아
순천시는 18일 상삼마을과 관련해 99명에 대해 진단 검사를 했다.

마을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을 위해 돌봄 시스템을 운영하는 한편, 생수와 라면, 마스크, 손세정제 등이 담긴 생필품 상자도 전달했다.

순천시는 군·경과 함께 경비 초소를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격리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날 상삼마을을 비롯, 인근 2개 마을에 이동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추가로 진단검사를 벌이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격리된 마을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생필품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발열,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면 타인과 접촉을 피하고 보건소 상담을 통해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순천과 광양 등 전남 동부권에서는 식당과 목욕탕, PC방 등 일상에서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퍼져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