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급식조리사·돌봄전담사들 퇴직연금 제도 개선 요구하며 파업
급식·돌봄 파업에 점심시간 빵·떡…"또 아이들 볼모"
서울 지역 학교 급식조리사와 돌봄 전담사들이 퇴직연금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첫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의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서울학비연대)는 퇴직연금 제도 전환을 요구하며 이날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총파업을 하기로 했다.

서울학비연대에는 돌봄 전담사와 급식조리사·영양사 등 1만1천여 명이 속해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초등학교는 이날 파업의 영향으로 급식 대신 빵이나 떡 등 대체식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사전 공지했다.

이 학교의 경우 돌봄 교실은 정상 운영되지만, 돌봄 학생들에게도 급식 대신 대체식이 제공되며 원하면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안내했다.

도시락을 싸서 들고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던 워킹맘 이모(35)씨는 전국 돌봄 전담사들이 파업을 벌인지 약 2주만에 또 들려온 파업 소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씨는 "오늘 급식 제공이 안 되고 빵이나 떡을 준다고 해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쌌다"며 "파업할 권리도 중요하겠지만 교육에 지장을 주는 것 같아 교육자의 책임감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된다"고 말했다.

대체식 제공 소식에 도시락을 챙겨오지 않은 학생들도 있었지만 학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수칙이 잘 지켜지는 급식실 대신 교실에서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 학교 5학년 유모(11)양은 "조리사분들이 파업하셨다는데 왜 그런지 궁금하다"면서도 "급식실은 넓어서 거리두기도 잘 되고 칸막이도 있었는데, 오늘은 교실에서 밥을 먹어야 하니 코로나를 조심해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A 초등학교도 20일까지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공지를 전날 학부모들에 전했다.

A 학교 5학년 자녀를 둔 워킹맘 김모(45)씨는 "코로나19로 모두 지치는 상황인데 아이나 학부모에게 급식 미제공 이유조차 명확히 설명해주지 않아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지역별 맘카페에는 파업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 꼭 아이들을 볼모로 파업을 해야하느냐"는 등 불편함을 호소하는 의견이 다수였으나 "파업은 정당한 노동자의 권리"라며 지지하는 의견도 더러 있었다.

파업으로 학교 급식이 중단되는 학교의 학생들은 도시락을 싸서 학교에 가거나 빵·우유 등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급식 파업의 경우 학생이 도시락을 싸 오도록 하거나 간편식을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돌봄 파업 시에는 학생이 방과 후 자신의 교실에 있거나 교장·교감 등 관리자가 돌봄을 지원하도록 했다.

급식·돌봄 파업에 점심시간 빵·떡…"또 아이들 볼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