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2주 앞두고 코로나 확산하자 '감염될라' 노심초사
"경조사·독서실도 안 가요"…수능생·학부모 '일상이 살얼음'
"수능 앞둔 아이가 코로나에 걸리면 절대 안 되니 2주 전부터 모임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
수능을 2주가량 앞두고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수능생과 학부모들이 초긴장 상태다.

만에 하나 수능생 자녀가 코로나에 감염되면 '고교 3년 농사', 나아가 아이 장래를 망칠 수 있기에 살얼음을 걷는 기분으로 일상에서 조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모임을 중단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충북에 거주하는 수능생 학부모 A씨는 18일 "혹시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얼마 전부터 직장과 집만 오가고 있다"며 "저녁에 직장 동료나 지인 등과의 술자리는 아예 중단했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에 사는 학부모 B씨는 "감염을 피하고자 얼마 전부터 반드시 가야 할 경조사도 양해를 구하고 안 가고 약속도 대부분 미뤘는데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갈수록 확산해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우려했다.

B씨는 "아이는 수능일까지 평소처럼 해야 해서 마스크를 꼭 쓰라고 당부하고 가족들은 외식은 물론 외부 접촉을 가급적 피하면서 마음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생들은 독서실 등 외부에서 공부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학교와 집을 오가며 막바지 수능 준비를 하고 있다.

경남 거제에서 고3 딸과 함께 사는 C씨는 옷방 한쪽에 독서실 책상을 놓고 딸을 위한 독서실을 새로 마련했다.

"경조사·독서실도 안 가요"…수능생·학부모 '일상이 살얼음'
올해 초까지 외부 독서실 회원권을 끊었지만, 코로나가 확산한 이후로는 될 수 있으면 집에서 공부하게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C씨는 "가능하면 승용차로 등하교를 함께 하고, 주말에는 독서실 대신 집에서 공부하도록 하는 등 코로나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C씨의 딸은 "자율학습 시간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혹시나 모를 감염에 대비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며 "쉬는 시간에도 친구들과 잡담하는 시간이 줄었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도 최근 코로나19 확산 양상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일선 시도교육청은 방역 강화 등을 당부하는 수능 특별방역 대책을 마련해 각급 학교에 시달하고, 학원 등을 대상으로 거리두기 등 생활 방역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경조사·독서실도 안 가요"…수능생·학부모 '일상이 살얼음'
청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만일에 1명이라도 코로나에 감염되면 많은 학생이 수능에 타격을 보게 된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반복적으로 설명하며 방과 후 PC방 등에 가지 않도록 생활지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현·변우열·한지은·전승현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