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지방(네 모녀, 어린이보호구역 참변…목격 할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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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어린이보호구역 참변…목격 할아버지 '손자 눈 가렸다'
어린이집 등원 위해 길 건너던 세 자녀와 어머니, 화물차가 덮쳐…2살 딸 사망 등 3명 사상
5월 같은 장소 피해 아동, 등교하다 현장 목격 "할아버지, 손자 눈 가리고 주저앉아" "이곳에서 지난 5월 사고를 당한 손자를 등교시키던 할아버지가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손자 눈 가리고 주저앉았어요.
"
17일 오전 8시 45분께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
어린이집이 인근에 있어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곳 도로에서 3명이 죽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다.
같은 장소에서 인명피해 교통사고가 난건 올해에만 두 번째로 주민들은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아파트 단지 깊숙한 곳에서 모녀가 활달한 모습으로 거리로 향했다.
4살 큰딸은 둘째 여동생과 막내 남동생을 2인승 유모차에 태우고 뒤따라오는 어머니 주변을 맴돌며, 어린아이 특유의 통통 튀는 걸음으로 길 건너편에 서 있는 어린이집 통학 차량을 향해 신이 난 듯 걸었다.
왕복 4차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 잠시 멈춰선 모녀는 차량이 신호에 걸려 정차에 있는 틈에 길을 건넜다.
횡단보도 바로 앞 편도 2차로 중 1차로에는 8.5t 화물차가 앞차에 막혀 잠시 멈춰 섰다.
차량이 멈춰 선 것을 확인한 어머니와 딸은 횡단보도를 조심스럽게 건너기 시작했는데, 화물차 앞에서 설수 밖에 없었다.
반대 차로에 차량이 멈추지 않고 쌩쌩 달리는 통에 건널 수 없자 횡단보도 중간에서 차들이 지나가길 잠시 기다렸다.
그 잠깐동안 큰딸은 마중 나온 어린이집 선생님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그 사이 화물차가 신호가 바뀌어 출발하는 앞차를 따라 그대로 전진했다.
화물차 앞에 있던 어머니와 자녀들은 참변을 당했다.
거대한 화물차에 치인 2살 딸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어머니와 큰딸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모차 깊숙한 곳에 타고 있던 영아인 막내 아들은 사고 과정에서 가까스로 유모차가 옆으로 비켜 튕겨 나가면서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50대 화물차량 운전자는 차량 앞에 피해자들 서 있던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주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운전자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치사상(일명 민식이법)을 적용해 A씨를 입건하고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다.
지난 5월 같은 장소에서 사고를 당한 아이 B(7)군과 할아버지도 우연히 이날 사고를 고스란히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5월 28일 오후 2시 55분께 B군은 이날 사고가 난 곳에서 SUV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B군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형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아 몸 일부가 마비됐지만, 다시 거동을 할 수 있을 만큼 회복했다.
오늘은 회복한 B군이 할아버지 손을 잡고 다시 5개월여 만에 다시 초등학교에 처음 등교하는 날이었다.
손자가 사고가 난 곳에서 또다시 세 모녀가 사고를 당하는 현장을 목격한 할아버지는 손자의 눈을 먼저 자신의 주름진 손으로 가렸다.
그리고는 귀가해 그자리에 주저앉아 아내에게 "그곳에서 또 사고가 났다.
위험해서 어떻게 사느냐"고 말했다.
이 사실을 취재진에게 전한 할머니는 사고 현장으로 뛰어 나와 안타까운 마음에 한참을 현장에서 서성였다.
B군의 사고 이후 횡단보도가 없던 도로에는 하얀 선으로 횡단보도가 그려졌고, 횡단보도는 차량의 속도 감속을 유도하기 위해 방지턱이 설치됐다.
주민들은 추가로 신호등 신설과 주정차 위반 단속 카메라 설치 등을 요구했으나, 인근 교차로에 신호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당 아파트단지 주민은 "이곳 말고도 다른 아파트 단지 도로에서도 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고가 연이어 나 주민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며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정차 차량이 많아 사고 위험이 계속 상존함에도 추가 대책이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어린이집 등원 위해 길 건너던 세 자녀와 어머니, 화물차가 덮쳐…2살 딸 사망 등 3명 사상
5월 같은 장소 피해 아동, 등교하다 현장 목격 "할아버지, 손자 눈 가리고 주저앉아" "이곳에서 지난 5월 사고를 당한 손자를 등교시키던 할아버지가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손자 눈 가리고 주저앉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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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8시 45분께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
어린이집이 인근에 있어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곳 도로에서 3명이 죽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다.
같은 장소에서 인명피해 교통사고가 난건 올해에만 두 번째로 주민들은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아파트 단지 깊숙한 곳에서 모녀가 활달한 모습으로 거리로 향했다.
4살 큰딸은 둘째 여동생과 막내 남동생을 2인승 유모차에 태우고 뒤따라오는 어머니 주변을 맴돌며, 어린아이 특유의 통통 튀는 걸음으로 길 건너편에 서 있는 어린이집 통학 차량을 향해 신이 난 듯 걸었다.
왕복 4차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 잠시 멈춰선 모녀는 차량이 신호에 걸려 정차에 있는 틈에 길을 건넜다.
횡단보도 바로 앞 편도 2차로 중 1차로에는 8.5t 화물차가 앞차에 막혀 잠시 멈춰 섰다.
차량이 멈춰 선 것을 확인한 어머니와 딸은 횡단보도를 조심스럽게 건너기 시작했는데, 화물차 앞에서 설수 밖에 없었다.
반대 차로에 차량이 멈추지 않고 쌩쌩 달리는 통에 건널 수 없자 횡단보도 중간에서 차들이 지나가길 잠시 기다렸다.
그 잠깐동안 큰딸은 마중 나온 어린이집 선생님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그 사이 화물차가 신호가 바뀌어 출발하는 앞차를 따라 그대로 전진했다.
화물차 앞에 있던 어머니와 자녀들은 참변을 당했다.
거대한 화물차에 치인 2살 딸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어머니와 큰딸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모차 깊숙한 곳에 타고 있던 영아인 막내 아들은 사고 과정에서 가까스로 유모차가 옆으로 비켜 튕겨 나가면서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50대 화물차량 운전자는 차량 앞에 피해자들 서 있던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주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운전자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치사상(일명 민식이법)을 적용해 A씨를 입건하고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다.
지난 5월 같은 장소에서 사고를 당한 아이 B(7)군과 할아버지도 우연히 이날 사고를 고스란히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5월 28일 오후 2시 55분께 B군은 이날 사고가 난 곳에서 SUV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B군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형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아 몸 일부가 마비됐지만, 다시 거동을 할 수 있을 만큼 회복했다.
오늘은 회복한 B군이 할아버지 손을 잡고 다시 5개월여 만에 다시 초등학교에 처음 등교하는 날이었다.
손자가 사고가 난 곳에서 또다시 세 모녀가 사고를 당하는 현장을 목격한 할아버지는 손자의 눈을 먼저 자신의 주름진 손으로 가렸다.
그리고는 귀가해 그자리에 주저앉아 아내에게 "그곳에서 또 사고가 났다.
위험해서 어떻게 사느냐"고 말했다.
이 사실을 취재진에게 전한 할머니는 사고 현장으로 뛰어 나와 안타까운 마음에 한참을 현장에서 서성였다.
B군의 사고 이후 횡단보도가 없던 도로에는 하얀 선으로 횡단보도가 그려졌고, 횡단보도는 차량의 속도 감속을 유도하기 위해 방지턱이 설치됐다.
주민들은 추가로 신호등 신설과 주정차 위반 단속 카메라 설치 등을 요구했으나, 인근 교차로에 신호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당 아파트단지 주민은 "이곳 말고도 다른 아파트 단지 도로에서도 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고가 연이어 나 주민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며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정차 차량이 많아 사고 위험이 계속 상존함에도 추가 대책이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