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내일 美 페리와 화상면담…'바이든 시대' 정책 의견교환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과거 북미 관계를 해빙기로 이끌었던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을 화상으로 만난다.

17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18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페리 전 장관 및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함께 화상 간담회를 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우리도 차기 미 정부와의 한반도 비핵화 해법 등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 분야에 경험 있는 분들을 모시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페리 전 장관은 지난 1999년 10월 대북정책 조정관을 지내며 '페리 프로세스'로 불리는 대북정책 로드맵을 제시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지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등 3단계 접근 방안을 담았다.

정 수석부의장은 페리가 국방장관일 당시 김영삼 정부의 대통령 통일비서관, 이후 페리가 대북정책 조정관이었던 때는 김대중 정부의 통일부 차관을 각각 지냈다.

앞서 이 장관은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기조에 대해 '클린턴 3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해왔다.

그는 지난달 23일 국정감사 때도 "(바이든 당선 시 차기 정부가) '클린턴 3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며 '페리 프로세스'를 언급, "그런 정책들이 합리성이 있으니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통일부는 약 한 달 전부터 페리 전 장관을 섭외하는 등 화상 간담회를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정권 교체라는 중요한 정세 전환 시기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 인사들과의 접촉에 제약이 생기자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말 방한했던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와도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바이든이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시절 보좌관을 지내 바이든 측 인사로 분류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 차기 행정부 측 인사들과는 기회가 되는대로 다양한 채널 통해서 소통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