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남편의 배신과 업무 중 사고 등으로 공백기를 보낸 형사 현수(김혜수)는 복직을 앞두고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 소녀의 실종 사건을 마무리하고 오라는 지시를 받는다.
아빠가 저지른 사건의 주요 증인으로 보호 프로그램에 따라 외딴 섬에서 홀로 지내다 태풍이 몰아치던 날 유서를 남기고 사라진 고등학생 세진(노정의). 사망으로 서류를 마무리하면 되는 일이었지만, 현수는 보호 담당 형사와 연락이 두절된 세진의 가족, 세진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섬 주민 순천댁(이정은)을 만나 세진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세진이 홀로 감당했을 고통과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 '내가 죽던 날'은 그런 현수를 따라가는 이야기다.
현수를 따라가다 보면 현수가 그랬듯 자신만이 가진 상처와 고통을 들여다보고 어루만지게 해준다.
첫 장편 영화를 내놓은 박지완 감독은 "너무 커서든, 너무 작아서든 누구나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자신만의 고통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누군가 보이는 걸 봤다고 얘기해 주면 서로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현수가 겪는 이혼은 많은 사람이 겪는 흔한 일이지만 현수가 느끼는 고통은 그만의 것이고, 그 고통을 겪은 뒤의 현수에게 예전 같으면 간단히 서류로 처리할 수 있었던 사건이 다르게 보인다.
현수를 비롯한 영화 속 인물들은 자신의 고통만큼 그렇게 타인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는 사람들이다.
영화는 박 감독이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인 '여고생이다'로 2008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아시아 단편 최우수상을 받은 이후 12년 만에 나왔다.
2012년에 초고를 썼지만 의뢰받은 다른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 묻혀 있다가, 잊을 만하면 보자고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고 몇 년이 지나 문득 생각나 꺼내 고치기도 하다가 2018년에야 지금의 제작자를 만났다.
"많은 사람이 각자의 욕망을 투영하기 좋은 시나리오잖아요.
누구는 아빠의 범죄 이야기를 키우자고 하고, 누구는 현수를 좀 더 극한 상황에 밀어 넣고 극복기로 만들자고 하고…. 저는 아무 관계 없는 사람들이 서로 영향을 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지금의 제작자가 그 이야기를 쉽게, 재밌게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해 주셨어요.
"
영화를 좋아한 고등학생은 영화를 하게 될 수 있을 줄 알고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영화사에 취직해 마케팅 일을 했다.
실제 영화가 만들어지는 현장에서 보고 배우며 결국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뒤늦게 아카데미에 진학했고, 졸업 후 첫 장편을 내놓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박 감독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감독이 되는 건 너무 어려웠고, 누군가 기회를 주는 걸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정말 지난하고 절망적이었다"며 웃었다.
"다음 달에는, 내년에는, 나의 순천댁이 온다, 나는 그 순천댁을 기다릴 거다, 하면서 나한테 순천댁이 올 거라 믿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시나리오를 썼죠." 박 감독이 순천댁을 기다렸다는 말의 의미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상업적이지 않고 낯선 이야기가 좋아서 써놓긴 했지만, 걱정과 의문을 떨치지 못하고 있을 때 구원처럼 김혜수가 하겠다고 나섰다.
박 감독은 거절을 당하더라도 김혜수에게 시나리오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선이 굵은 캐릭터 많이 했지만 볼 때마다 그의 슬픈 눈과 섬세한 표정들이 좋았고, 그런 표정을 길게 보고 싶었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건넨 이후 미팅 연락도, 출연하겠다는 확답도 빨리 왔다.
투자가 안 돼 애를 먹을 때도 김혜수가 마지막까지 버티며 기다려줬다.
김혜수는 인터뷰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 운명처럼 만난 영화'라고 했다.
박 감독은 "편집하는 동안 드라마 '하이에나'가 방송됐는데, 드라마 속 김혜수는 내가 모르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며 "촬영하는 동안 몰랐는데, 그 시간 동안 오로지 현수로 있어 준 거구나 뒤늦게 알고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저희가 같이 쓰는 말이 있어요.
다 '이 영화의 운명'이라고요.
오랜 시간을 기다린 것도 필요한 시간이었고, 이런 인연을 기다려서 비로소 완성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K-밴드신 최고 루키' 드래곤포니(Dragon Pony)가 청춘의 뜨거운 에너지를 전한다.드래곤포니(안태규, 편성현, 권세혁, 고강훈)는 지난 6일 공식 SNS를 통해 두 번째 EP '낫 아웃(Not Out)'의 두 번째 콘셉트 '백스테이지 버전' 포토를 게재했다.페스티벌 라인업 포스터처럼 꾸며진 콘셉트 포토에는 헤드라이너로 명명된 드래곤포니의 모습이 담겼다. 카트, 음향 장비 등 백스테이지 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해 눈길을 끈다. 특히 강렬하고 진지한 무드의 '온 스테이지 버전' 콘셉트 포토와는 또 다른 내추럴한 매력이 돋보인다. 페스티벌 무대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 깃든 네 멤버의 다부진 눈빛이 컴백 기대감을 고조시킨다.'낫 아웃'은 드래곤포니가 데뷔 EP '팝 업(POP UP)' 이후 약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새 앨범이다. 드래곤포니는 '낫 아웃'을 통해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전하며, 리스너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할 예정이다. 드래곤포니의 두 번째 EP '낫 아웃'은 오는 19일 오후 6시 발매된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가수 제이미가 벤 블리스(Ben Bliss)와 수노아(sunoa)의 첫 합작 EP 지원사격에 나섰다.제이미는 7일 정오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 벤 블리스와 수노아의 합작 EP '달리아(Dahlia)' 수록곡 '프릭(FREAK)' 피처링에 참여했다.본래 사용하던 지플랫(Z. flat)을 과거에 남긴채 벤 블리스라는 이름으로 선보이는 첫 작업물인 EP '달리아'는 '우리였던 이들에게 건네는 편지'라는 달리아의 꽃말을 담아낸 앨범으로, 전곡 모두 벤 블리스가 직접 프로듀싱했다.유일하게 피처링이 포함된 트랙인 '프릭'은 살아가다 보면 이해할 수 없지만 매력적인 이들을 조우하게 되는 만남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설렘인지 두려움인지 모르는 감정을 담아낸 곡으로, 뉴잭스윙의 리듬이 인상적이다.제이미가 피처링은 물론, 직접 작사, 작곡에도 참여해 제이미의 보컬이 노래 속 오묘한 관계를 묘사함에 있어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됐다. 제이미는 SBS 'K팝스타 시즌1' 우승자 출신으로, 2015년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해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선보였다. 지난해 10월 싱글 '배드 럭(Bad Luck)'을 발표했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그룹 트레저가 따뜻하고 포근한 청춘송을 들고 돌아왔다.트레저는 7일 오후 6시 스페셜 미니앨범 '플레저(PLEASURE)'를 발매했다.신보에는 타이틀곡 '옐로우(YELLOW)'를 비롯해 경쾌한 후렴구 멜로디와 재치 있는 노랫말이 인상적인 '사르르(SARURU)', 어쿠스틱 기타 선율 위 담백한 보컬이 돋보이는 발라드곡 '왓에버, 웬에버(WHATEVER, WHENEVER)', 지난해 색다른 변신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라스트 나잇(LAST NIGHT)'까지 총 4곡이 담겼다.이번 앨범은 그간 가장 큰 기쁨이 되어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하는 트레저 멤버들의 진심이 녹아있다. 타이틀곡 '옐로우'는 사랑을 만나 따뜻해진 마음을 노란색에 비유한 곡으로, 리드미컬한 피아노 사운드와 드럼 비트가 인상적이다. 편안하게 귀에 감기는 곡 전개에 멤버들의 청량한 보컬이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한다.너를 만나 시작됐어나의 사랑의 계절내 맘 색깔은옐로우 옐로우 옐로우해가 지나도 이대로너와 사랑을 계속너의 미소는 옐로우 옐로우 옐로우강렬한 퍼포먼스, 개성 넘치는 멤버들의 색깔, 힘 있는 래핑으로 각인된 트레저의 새로운 매력을 만나볼 수 있는 '옐로우'다. 마음을 간지럽히는 감성적인 가사, 호감 있는 상대를 향한 수줍고 설레는 감정을 표현한 뮤직비디오는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트레저만의 강점도 제대로 살아있다. 여타 청춘송과 달리 여유롭고 임팩트 있는 랩이 가미돼 트레저 고유의 바이브는 살려냈다. 핑크빛이 아닌 '옐로우'의 설렘에 더욱 잘 어울리는 트레저다. 따스한 봄날의 기운이 감도는 계절에 듣기 좋은 트레저 표 청춘송의 탄생이다.트레저는 이날 오후 8시 전 세계 팬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