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수원에 있는 도지사 공관에서 경기지역 여야 국회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했다.
여야 의원들이 함께 참석한 만찬은 이 지사가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경기도 지역구 국회의원 도정 현안 간담회'를 겸한 이날 만찬 회동은 오후 6시부터 2시간가량 비공개로 진행됐다.
도정 주요 업무와 내년 예산안 방향을 설명한 후 이 지사와 의원들 간 다양한 대화가 오갔다.
경기도 국회의원 59명(더불어민주당 51명, 국민의힘 7명, 정의당 1명) 가운데 김상희 의원 등 여당에서 12명과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야당에서 3명 등 모두 15명이 참석했다.
애초 30명 안팎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상당수 의원이 지역주민 면담 등 사전 일정을 들어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을 두고 이 지사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함께 여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 지사가 지지율 정체 국면에서 여의도와 접촉면을 늘려 입지를 확장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 지사 측은 이번 회동은 도정 책임자로서 현안을 논의하고 내년도 예산 확보에 협조를 구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지난 2일 여의도에서 마련한 예산정책협의회의 연장선상"이라며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기 위해 식사를 겸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날 핵심정책인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3대 '기본 시리즈'를 재차 설명하면서 초당적 차원의 이해와 법령 개정 등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경제적 기본권과 관련해 마이너스 성장시대에 국민 가처분소득을 늘리고 이 가처분소득이 시장에서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기본소득제도를 통한 지역화폐 공급, 경제 말단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투기로, 좋은 품질의 중산층용 초창기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무주택자들이 평생 살 수 있게 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본대출과 관련, "하후상박(下厚上薄), 억강부약(抑强扶弱)이 공동체 사회의 기본 원리인데 유일하게 이 원리가 작동하지 않은 곳이 금융통화영역"이라며 "모두에게 1천만원 정도를 우대금리 수준으로 빌릴 수 있게 한다면 대부업체 돈 빌리지 않고 필요한 소비를 하거나 교육을 받거나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 의원들은 이 지사의 발언에 대체로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희 국회 부의장은 "우리 국민이 지방자치단체 정책과 관련해 이렇게 관심을 가졌던 예가 없는 것 같다"며 "경기도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성공해 대한민국 정책을 선도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최춘식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은 만찬 후 통화에서 "지역 현안에 대해 이 지사에게 건의할 게 있어 참석했다"면서 "경기도를 생각하는 마음엔 여야가 따로 없다.
정당을 초월에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식사는 한정식과 포도주가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