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에어부산 참여 요청에도 "관계 법령 때문에 참여 어렵다"
구주주 지역 상공인들은 긍정적…"매각 앞서 지분 늘리는게 중요"
투자업계는 "분리매각 가능성·신공항 이슈 등 호재, 성공할 것"
에어부산 유증, 2대 주주 부산시 불참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
다음 달 예정된 에어부산 유상증자는 단순한 자금 확보 차원을 넘어 지역에서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는 시험 무대란 의미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에어부산은 자본확충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음 달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한다.

1차 예정 발행가 2천610원 기준으로 783억원 규모다.

보통주 3천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발행가는 다음달 3일 공시되며 7∼8일 구주주 청약이 진행되며 10∼11일은 일반공모 청약이 진행된다.

◇ 에어부산, 유상증자 성공을 넘어 흥행에 사활 왜?
항공업계와 금융투자업계는 유상증자 단순 성공 가능성은 어둡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300억원 규모로 에어부산 유상증자에 참여 의사를 밝혔고, 앞서 유상증자를 했던 대한항공(1조1천억원), 제주항공(1천500억원), 진에어(1천100억원), 티웨이항공(700억)도 유상증자에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 아시아나와 분리매각 가능성, 백신 개발에 따른 국제선 운항 재개 기대감, 신공항 이슈 등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에어부산은 이번 유상증자가 단순 성공을 넘어 흥행을 목표로 기존 주주 유상증자 참여 확대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과 분리매각이 검토되는 상황에서 유상증자는 에어부산의 생존 경쟁력을 증명하는 시험 무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타 저비용항공사(LCC)와 비교되는 에어부산의 장점으로 기업 설립 당시 출자를 했던 부산시와 지역 상공계가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에어부산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꼽는다.

이번 유상증자는 그 기대감을 증폭시키거나 꺾어버릴 수 있는 갈림길로 평가된다.

◇ 흥행 성공에는 기존 주주 참가율이 관건…시는 "참가 어렵다"
에어부산은 구주주인 상공계와 부산시에 유상증자 참여 호소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부산시는 현재까지 증자 참여에 부정적이다.

증자 시기에 맞춰 예산 절차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다 최근 에어부산에 증자 참가가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부산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증자 참가를 위해 여러 가지 검토를 많이 했지만 지방공기업법,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지금 당장은 참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는 이번 유상증자는 참여를 하지 않지만 향후 조례개정 등을 통해 지분을 늘리는 방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시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게 되면 지분율이 4.82%에서 3.06%가량으로 낮아져 2대 주주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제주도는 지난 8월 진행된 제주항공 유상증자에 40억원 규모로 참여해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구주주인 지역 상공인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에어부산 설립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전 회장(세운철강 회장)은 "부산 시민의 항공사인 에어부산이 시민 품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분리매각에 앞서 지역 상공계 지분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최근 여러 호재로 기존 주주 기업들은 에어부산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