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전태일 열사 50주기 맞아 첫 공개
DJ 친필 연설문…"전태일 분신은 박정희 정권 노동정책에 항의"
"전태일 씨의 분신자살은 결코 일개 피복 직장 노동조건에 대한 반항이 아니라 현 정권의 반(反)근로자적 노동정책에 대한 항의이며 오늘의 절망에 찬 사회현실에 대한 일대 경종이라고 반성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연설문 중)
11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김 전 대통령이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 열사의 분신 소식을 듣고 같은 달 21일 전주에서 열린 유세를 위해 작성한 친필 연설문을 처음 공개했다.

당시 신민당 대통령 후보였던 김 전 대통령은 해당 연설문에서 박정희 정권의 노동정책을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현 정부는 건설이라는 이름 아래 국가의 엄연한 실정법인 근로기준법 준수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이를 사문(화)시켰다"며 "경제건설이 어느 정도 이뤄질 때까지는 근로자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18세기적 경제정책에 젖어있는 현 정부의 사고방식은 너무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까지의 방만을 반성하고 자유로운 노동운동에 대한 정보정치의 간섭을 지양하고 노동자의 정당한 지위 확립을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며 "이것만이 전태일 씨의 거룩한 희생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 열사는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22세의 나이에 분신해 숨졌다.

김대중도서관은 "이 자료는 1970년 당시 야당의 주요 지도자였던 김 전 대통령의 노동문제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