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입양한 뒤 학대와 방임을 이어가다 결국 생후 16개월의 입양아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엄마 A씨가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친딸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입양한 뒤 학대와 방임을 이어가다 결국 생후 16개월의 입양아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엄마 A씨가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어머니 A씨의 구속 여부가 11일 결정된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받는 A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하고 있다.

오전 10시14분께 후드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남부지법을 찾은 A씨는 “왜 아이를 방임했나”, “학대 혐의 부인하나”, “아이한테 할 말은 없나”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에 들어섰다.

A씨는 입양아 B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지난달 13일 복부 손상으로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이를 본 의료진이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시작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B양의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다. 경찰은 A씨가 발 또는 무거운 물체로 B양의 등을 내리찍어 장 파열로 숨지게 한 것으로 파악했다. 머리뼈와 갈비뼈, 쇄골, 다리뼈 등 곳곳이 부러져 있거나 부러졌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올초 A씨는 숨진 B양을 생후 6개월 때 입양했다. “친딸에게 여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이유로 입양을 택했다. 그러고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학대를 시작했다.

B양이 사망에 이르기 전 학대 신고는 3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해 B양을 다시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법의학자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해 지난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다 검찰이 아동소아과 관련 의사 소견을 받아보라고 지휘함에 따라 보강수사를 거쳐 영장을 재신청했다.

A씨는 B양이 숨지기 열흘쯤 전인 지난달 1일 B양과 입양 가족 특집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도 했다. 방송에는 A씨가 B양에게 “축하해! 건강해!”라며 케이크를 건낸 장면도 담겼다. 가족들은 밝게 웃고 있지만, 영상 속 B양의 이마에는 멍 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보였다.

A씨의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가려질 전망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