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차관·정책 차관대행·장관 비서실장 줄사퇴…후임 차관대행엔 '트럼프 충성파'
AP "軍 정치화 시도 부채질"…더힐 "바이든 입성前 70일간 논란조치 우려"
'뒤끝 트럼프' 장관 이어 고위직 퇴임 속출…국방조직 동요 우려(종합2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을 해임한 지 하루 만에 국방부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대선 불복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이 법적 대응과 별도로 인사권을 통해 측근들을 심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권 교체기에 국방부 고위직이 대거 물갈이되면서 안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이 전격 경질된 데 이어 이날에는 제임스 앤더슨 정책담당 차관 직무대행, 조셉 커넌 정보담당 차관, 에스퍼 장관의 비서실장인 젠 스튜어트 등이 사임했다.

전날 임명된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은 성명을 내고 "앤더슨 박사와 커넌 장군, 스튜어트의 국가와 국방부에 대한 봉사에 감사하고 싶다"며 "그들은 국가 방위와 국방부의 미래에 크게 기여했다"며 사임을 공식화했다.

이들이 해임됐는지 여부는 불명확하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대선 후 정권 인수 기간에 (에스퍼 장관 등) 국방부 고위 인사를 단행한 결정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고 밝혔다.

2018년부터 국방부에서 근무한 앤더슨 차관대행은 다양한 정책 이슈에 대한 불협화음으로 올해 초 존 루드 정책담당 차관이 해임되면서 대행을 맡아왔다.

당시 루드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수사를 종용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보류했다는 의혹인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가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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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 차관대행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파'이자 전 폭스뉴스 해설자로, 육군 준장 출신인 앤서니 테이타가 낙점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테이타는 당초 루드 차관이 경질되면서 후임으로 지명됐지만, 과거 언사가 구설에 오르면서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경력이 있다.

2018년 이슬람은 '내가 아는 가장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종교'이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테러 지도자'로 칭하고 무슬림이라고 하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비록 트럼프가 불복 의사를 분명히 하긴 했지만 정권 교체기에 인수인계를 뒷받침할 안보가 중요한 시점에서 국방 수장을 교체한 데 대한 비판이 비등한 상황이다.

국방부 고위인사들이 줄사퇴하면서 국방부 조직 내 동요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P는 "최근 국방부의 변화는 불안해하는 직원들이 '올 게 왔다'며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속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는 또 군을 정치화하려는 시도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하고,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뭘 할지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에스퍼 해임 하루 만의 이런 신속한 조치는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나기 전 약 70일 동안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정조치들을 취하는 데 도움을 줄 충성파들을 국방부에 빠르게 채워 넣으려는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대통령직 인수 기간에 국방부 고위직 인사이동은 과장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며 "이번 사임들은 모든 미국인이 염려해야만 하는, 국방부를 송두리째 파괴하는 과정의 시작을 의미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이 당선인이 되자마자 트럼프와 그의 충성파들이 혼란과 분열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며 "그 혼란이 이제 국방부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