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 LG배 결승 진출…상대 전적은 2승 3패
커제 만나는 신민준, 신진서·박정환 '한풀이' 해줄까
한국 바둑 랭킹 3위 신민준 9단이 랭킹 1·2위인 신진서·박정환 9단을 대신해 중국 커제 9단에게 설욕을 해줄까.

신민준은 11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열린 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본선 4강에서 박정환에게 16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신민준은 내년 2월 1∼3일 열리는 결승 3번기에서 중국 랭킹 1위 커제와 우승 대결을 벌인다.

신민준이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국 후 신민준은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처음인데, 큰 대회여서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커제에 대해 신민준은 "워낙 큰 승부에서 강하고, 특히 번기 승부에서 강한 상대여서 어려운 대국을 할 것 같다.

그래도 결승전 전까지 최대한 많이 준비해서 잘 싸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바둑계는 신민준이 한국 바둑을 대표해 커제에게 설욕전을 벌여주기를 기대한다.

커제는 올해 단체전인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결승과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에서 각각 한국 기사들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커제 만나는 신민준, 신진서·박정환 '한풀이' 해줄까
8월 농심배에서는 박정환이, 이달 초 삼성화재배에서는 신진서가 커제와 만났다가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그런데 하필 박정환과 신진서 모두 '마우스 불운'에 발목을 잡힌 사이에 커제가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박정환은 농심배 4강에서 중국 판팅위 9단과 온라인 대국을 두다가 마우스 클릭이 입력되지 않은 초유의 사태로 재대국을 벌여야 했다.

재대국을 거쳐 결승에 진출해 커제와 끝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반집으로 아쉽게 패했다.

신진서는 삼성화재배 결승 1국에서 잘못된 마우스 클릭으로 의도하지 않은 곳에 착점하면서 승리를 내줬다.

2국에서도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신진서는 커제에 우승컵을 넘겼다.

커제 만나는 신민준, 신진서·박정환 '한풀이' 해줄까
신민준은 "커제 9단이 최근 농심배와 삼성화재배 결승이라는 큰 승부에서 한국 최강의 선수들을 이겼다.

한국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는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결승에서 최대한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커제는 삼성화재배에서는 4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LG배 결승은 신민준과 마찬가지로 이번이 처음이다.

신민준은 커제에 2연승을 거두다가 3연패를 당해 상대 전적에서 조금 밀린다.

그러나 LG배와 인연은 좋다.

신민준은 2018년 와일드카드로 처음 LG배 본선에 진출해 한국 기사 중 유일하게 4강까지 올라갔다.

본선 진출 이후 신민준의 LG배 전적은 7승 1패다.

예선을 포함하면 13승 8패다.

커제는 LG배에서 예선 포함 18승 9패, 본선에서는 13승 5패를 기록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