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자 간담회…"성숙하게 상대 이해하려 노력해야"

"문화적·역사적·사회적으로 우리 사회는 너무 복잡하죠. 어떤 사람의 관점이 절대적으로 승리하는 세상은 오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성숙해야 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제4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가 계층·신분·성별 등을 둘러싼 갈등에 관해 내놓은 해법이다.

그는 10일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인도 현지와 연결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도 카스트 제도가 낳은 폐해 등을 예로 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런 갈등들이 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전 세계가 모두 이슬람주의자가 될 수도 없고, 전 세계가 절대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건 이 문제들에 관해 우리가 어린아이처럼 굴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느냐 여부"라고 강조했다.

인도작가 로이 "예술과 정치 분리못해…픽션은 더 깊은 진실"
특히 그는 현실 참여적 작품 세계를 보이는 배경에 대해 "예술과 정치는 뼈와 피의 관계와 같아 분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픽션은 진실이다.

픽션은 더 깊은 진실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도에서 반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로이는 국민 통제 위주인 모디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식이 특정 집단과 계층의 정치적 지위나 민족주의를 강화하는 데 활용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록다운(봉쇄)이 무슬림을 악마화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고, 힌두 민족주의와 우월주의 강화에 사용돼 왔다"면서 "반인도적 범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로이는 종교, 신분제, 민족주의, 시장만능주의, 사회주의, 전체주의 등이 야기한 모든 차별에 맞서 문학을 무기로 싸워온 소설가이자 시민운동가다.

1997년 첫 소설 '작은 것들의 신'으로 부커상을 받으며 세계적 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서울 은평구청이 주관하며, 본상 상금은 5천만 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