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미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를 공식화한지 이틀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아주 존경받는 크리스토퍼 C. 밀러 대테러센터장이 국방장관 대행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즉각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밀러는 잘 해낼 것"이라며 "마크 에스퍼는 해임됐다. 나는 그의 공직에 감사하고 싶다"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월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연방 군을 동원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뒤 경질설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해임 1순위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해 단임 대통령으로 물러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이번 해임은 예상밖이다. 공화당 지도부는 대선 이후에도 민감한 시기에 국방장관을 교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댜.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새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밀러 센터장이 상원 인준을 받기도 힘들다. 새 상원은 내년 1월 소집되는데다 현 상원이 인준 청문회를 강행할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에 안드는 인사들을 계속 해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CNBC에 "다음 차례는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FBI와 CIA 국장을 해임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