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 년 전 제주의 풍광 등을 담은 화첩인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함께 보물 제652-6호 '탐라순력도'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 '그림에 담은 옛 제주의 기억, 탐라순력도'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탐라순력도와 함께 제작 당시의 시대 상황과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17건의 작품도 선보인다.
탐라순력도는 1702년(숙종 28)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제주도를 돌면서 화공 김남길에게 그리도록 해 만든 화첩이다.
총 41면의 그림과 서문 2면으로 구성된 탐라순력도에는 1700년을 전후한 시기 제주 사회의 생생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의 대표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이번 특별전의 전시품 수량은 많지 않지만, 보물 6건을 포함해 국가지정문화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특별하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이형상 목사의 후손들이 간직하고 있던 보물 652호 '이형상 수고본(手稿本)'중 '강도지'(江都志)·'남환박물'(南宦博物)·'악학편고'(樂學便考)·'악학습령'(樂學拾零) 등 주요 저술과 이형상 목사의 거문고·인장 등 국가민속문화재 119호인 '병와 이형상 유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또한 조선 후기 지방관의 통치 행위를 그린 '북새선은도'(北塞宣恩圖)와 함께 17세기 말 제주목사로 재직한 이익태의 '탐라십경도'(耽羅十景圖)를 계승한 12폭의 제주 풍경 그림을 선보인다.
국립제주박물관은 한 번에 2면밖에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초고해상 디지털 스캔 작업을 실시하고 이를 대형 영상으로 제작했다.
이 밖에도 관람객이 탐라순력도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전시하는 면을 바꿀 계획이며 세부 장면을 다양하게 담은 도록도 발간했다.
탐라순력도 전시면 교체 일정은 국립제주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립제주박물관 김유식 관장은 "이번 전시는 탐라순력도의 연구 기반을 확대를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와의 첫 협력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공동 학술대회 등 다양한 조사·학술행사로 탐라순력도가 제주를 넘어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