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격화·공용화·내구성 강화·재사용 총량제 등 제안

조광한 경기 남양주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가 차원의 아이스팩 재활용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서한문을 보냈다.

최근 조 시장은 같은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신의 이름으로 올리기도 했다.

남양주시장, "아이스팩 국가적 대책 필요"…대통령에 서한
남양주시는 조 시장이 아이스팩 대책을 역점 추진하고 있지만 지방정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지난 6일 문 대통령에게 서한문을 보냈다고 9일 밝혔다.

조 시장은 서한문에 "(아이스팩은) 지방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대통령께 국가 차원의 정책 수립과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건의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그는 "저는 남양주시장이 되기 전 가사 일을 분담하면서 일상에서 배출되는 생활쓰레기 중 냉장고에 쌓여가는 아이스팩 처리의 막막함을 경험했다"며 "대다수 시민도 저와 똑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양주시를 포함한 일부 지자체와 기업이 사용한 아이스팩을 수거 후 세척·소독해 재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규격과 포장재 등이 통일되지 않아 재사용 참여율은 미미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조 시장은 "지난 7월 환경부가 아이스팩 성분을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기 위해 고흡수성수지를 냉매제로 사용하는 생산업체에 대해 2023년부터 폐기물부담금을 부과하는 법령 개정에 착수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스팩 표준 규격화와 공용화, 포장재 내구성 강화 및 친환경 소재 사용 의무화, 재사용 총량제 법제화 등 4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제품의 크기와 중량에 따라 대·중·소 등 아이스팩 표준 규격화를 법령으로 의무화하고 포장재에 업체명 기재를 금지해 소주 공병처럼 공용화하자는 내용이다.

환경부 권고가 아닌 법령으로 아이스팩 포장재 재질과 소재를 정하고 아이스팩 생산·공급 업체가 일정 비율을 재사용하도록 법제화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조 시장은 "아이스팩 재사용 총량제가 법제화를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스팩으로 인한 국민의 고충이 덜어지고 환경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건의했다.

남양주시장, "아이스팩 국가적 대책 필요"…대통령에 서한
국내 아이스팩 사용량은 2016년 1억1천만개에서 지난해 2억1천만개로 증가했다.

국민 1인당 4개꼴로 사용한 셈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터넷 주문이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3억2천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남양주시는 지난 9월부터 아이스팩 수거 사업을 중점 추진, 전국에서 처음으로 '보상 수거제'를 도입했다.

시내 16개 읍·면·동 주민센터 등에 아이스팩 수거 창구를 마련, 5개를 가져오면 10ℓ짜리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 준다.

쓰레기 20% 감량 정책을 추진하면서 아이스팩 수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자체적으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분리수거가 안돼 가정에서 처리하기 곤란한 아이스팩을 잘 거둬들여 재사용하자는 의미로 남양주 영문 첫 글자 'N'을 넣어 '나이스팩 사업'으로 이름 붙였다.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들의 협의체인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는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회의에서 남양주시의 건의를 받아들여 아이스팩 재사용 촉진 정책을 채택하기도 했다.

한편 조 시장의 청원 글(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Udewsh)에는 9일 오후 1시 현재 7천725명이 동의했다.

청원 기간은 다음 달 2일까지다.

남양주시장, "아이스팩 국가적 대책 필요"…대통령에 서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