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미중, 대테러 협력할 기회 사라져"
"中, 美의 위구르 조직 테러단체 지정 해제로 위험 고조"
미국이 위구르족 분리주의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을 테러단체 목록에서 삭제하면서 중국에 대한 테러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미 국부무는 지난 6일 ETIM에 대해 "지난 10여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믿을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테러단체 목록에서 뺐다고 발표했다.

미중 관계가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의 눈엣가시인 위구르족 분리주의 단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 셈이다.

앞서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직후 ETIM이 당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알카에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 편에서 미군과 싸우고 있다며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SCMP는 "이는 9·11테러 이후 미국 조지 부시 행정부가 소위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국의 지원을 얻기 위한 행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가를 인용, 이제 와서 미국이 ETIM을 테러단체 목록에서 뺀 것은 미중이 더이상 대테러 작전에서 협력할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중국인들을 테러 위험에 노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결정과 달리 유엔과 영국, 유럽연합(EU), 터키 등은 ETIM을 여전히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ETIM은 2011년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발생한 관리 2명 피습사건이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며, 중국은 2013년 5명이 사망한 톈안먼 광장 차량 테러 사건 등이 ETIM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로한 구나라트나 교수는 "ETIM은 신장이 아니라 아시아, 중동, 북미에서 활동하는 단체"라면서 "미국이 테러단체 목록에서 ETIM을 빼면 ETIM은 중국 밖에서 조직을 결성해 해외 중국 자산과 중국인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군 상교(대령) 출신 군사전문가 웨강(岳剛)은 미국의 결정과 관련해 "중국은 대테러 활동에서 아프가니스탄 등 다른 나라들과 협력을 강화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