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계약 확대 화주에 세금 등 혜택…HMM 경영 공동관리 연장 추진
동남아 항로 선복량, 25만TEU로 확대…해수부 "해운재건·경제회복 위해 총력"
수출 중기에 특단의 해운지원책…국적선 월 1척 이상 추가투입
최근 해상 운임 급등과 선박 부족으로 사업난을 호소하는 국내 수출 중소기업과 국내 경제 회복을 위해 해양수산부가 미주항로에 매월 1척 이상 국적 선박을 투입하는 등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기로 했다.

◇ 미주항로에 국적 컨테이너 선박 매월 1척 이상 투입…HMM·SM상선 참여
8일 해수부에 따르면 현재 수출 물량이 몰려 있는 미주 항로에 대해 내년 2월까지 매월 1척 이상의 국적 컨테이너 선박을 투입해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HMM(현대상선의 새 이름)이 현재 동남아 항로에 배치하고 있는 4∼5천TEU급 선박과 SM상선의 3천TEU급 선박을 투입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주항로 물량에서 국적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인 적취율을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전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국적 선사와 장기계약을 확대하는 화주에 법인세나 항만시설 사용료 감면 등의 혜택을 더 많이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국적선사 적취율은 지난해 기준 31.3%로 아직 한진해운 파산 이전(34%)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 소비재 수요 급증 덕분에 오랜만에 '호재'를 맞이하고도 높은 운임과 선박 부족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한 긴급 조치로 전해졌다.

미국으로 가는 컨테이너 선박 운임은 올해 1월 기준 1TEU당 1천572달러에서 지난달 기준 3천853달러로 2.5배로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외국 선사들은 운임 단가가 더 높은 중국 화물을 우선으로 싣고 한국 화물에 대한 선적공간은 축소하고 있다.

한국은 한진해운 파산으로 컨테이너 물량 소화력이 부족해진 탓에 외국 선사에 주로 의존할 수밖에 없어 중소기업들은 물건을 쌓아 놓고도 수출하지 못해 대책을 고심하는 실정이다.

수출 중기에 특단의 해운지원책…국적선 월 1척 이상 추가투입
◇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이행 가속화…HMM 공동관리 연장 추진
해수부는 한진해운 파산 후 국내 해운산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추진한 해운재건 5개년 계획'(2018∼2022년)도 더욱 적극적으로 실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국적 선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공동으로 HMM의 경영을 관리하는 체제를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HMM은 내년부터는 해양진흥공사가 단독으로 경영관리를 하도록 돼 있지만 HMM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산업은행의 자금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외국적 선사 선주 등의 '바가지 운임' 요구 등을 방지하기 위해 화주 대표단체인 무역협회 안에 '해운거래 불공정 신고센터'도 추가로 지정한다.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 항로에 대해서는 지난해 기준 20만TEU이던 선복량(화물 총량)을 2022년까지 25만TEU로 늘릴 계획이다.

해양진흥공사가 자금력이 달리는 선사의 선박을 직접 매입한 후, 해당 선박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원래 선사에 다시 빌려주는 '선박매입 후 재대선' 사업도 다음 달 중 진행한다.

2022년 이후에는 선사, 조선사,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선주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수출 중기에 특단의 해운지원책…국적선 월 1척 이상 추가투입
앞서 해수부는 해운재건 계획 시행 후 올해까지 약 2년간 HMM의 2만4천TEU급 선박 12척을 포함해 모두 176척의 선박을 새로 완성했다.

노후 선박 대체 사업에는 모두 353억원을 투입해 15척의 새 선박을 완성했다.

해양진흥공사에서는 자체 신용등급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원 대상 선사를 기존 10개에서 60개까지 늘리는 등 해운산업 역량을 키워왔다.

그 결과 국내 선복량은 지난달 기준 71만TEU까지 회복했다.

한진해운 파산 전 105만TEU(2016년 8월 기준)의 67.6% 수준이다.

한진해운 파산 후 13위까지 떨어졌던 전 세계 원양선사 선복량(적재능력) 순위도 파산 전(7위)과 비슷한 수준인 8위로 상승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9월 전국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이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경제 반등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고, 해운재건 5개년 계획도 반환점을 돌면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이런 시기에 중소기업의 수출이 차질을 겪지 않도록 부처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노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 중기에 특단의 해운지원책…국적선 월 1척 이상 추가투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