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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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진행된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지연되는 가운데 승리의 무게 추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정선거 주장을 제기하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나섰지만 대선 불복 리스크는 시장에 선반영된 재료인 만큼 안도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1월 2~6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6.59% 상승한 2416.5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금요일 소폭의 조정을 보이긴 했지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나흘 연속 상승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사실상 바이든으로 승리로 대세가 기운데다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하지 않았다는 시각이 모여 급등한 것이다.

미국 증시 또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6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대선 이후 큰 폭 오른 데 따른 숨 고르기 성격의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주보다 6.9% 상승한 28,323.40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7.3%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9% 가량 급등했다.

바이든 후보는 핵심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잇따라 역전하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반전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그는 조지아에서는 개표율 99% 상황에서, 펜실베이니아에서는 개표율 95%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따돌린 뒤 표차를 늘려가며 점점 승기를 굳히고 있다.

지난주 미국 대선 종료 직후 주별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득표가 엇갈리는 혼돈 속에서도 주식시장은 큰 폭의 상승을 이어갔다.

주가 상승은 선거일 직전부터 시작됐다. 이는 특정 후보의 당선 전망에 기댄 주식시장의 움직임이라기 보다는 미국 대선 종료라는 불확실성의 일단락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의 개표 결과 미국 대선은 '바이든 대통령, 상원 공화당 과반, 하원 민주당 과반'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주도로 경기부양책이 추진될 경우 부양책 규모가 클 수 있다는 점과 공화당이 상원을 통해 민주당의 정책 독주를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함께 가지며 주식시장은 안도 랠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이슈가 남았지만 대선은 바이든 승리, 상원은 공화당의 선전으로 마무리되는 양상이다. 특이한 점은 역대급 대선 결과의 반전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은 불확실성 해소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국내 주식 대주주 요건 하향 논란은 현행 기준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우리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하나씩 없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와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변수는 남아있지만 이는 시장에서 인지하고 있는 악재이기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블루웨이브(민주당이 대통령직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상황) 가능성으로 조정을 받았던 성장주들은 재랠리가 가능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위탁생산(CMO) 기업, 인터넷 게임 업종이 이번 성장주 랠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국내 경제 상황은 제조업 경기회복 시그널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미국 대선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 전망이 빠르게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빠르게 호전 중이다. 9월 수치는 4개월 연속 상승과 함께 10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무엇보다도 한국 경기확장 국면을 주도했던 IT 중심 수출단가 상승을 주목해야 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물량의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IT 수출을 중심으로 수출단가 상승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회복 사이클은 주식시장 상승기조를 지속시키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