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In] 학령인구 감소에 영도 부산남고 '남느냐 떠나느냐'
부산 영도구에 있는 부산남고를 강서구로 이전하는 방안이 본격화하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6일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부산남고를 강서구 명제국지신도시 등지로 '신설 대체 이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남고는 1955년 개교해 영도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학교이지만 최근 신입생이 100명가량으로 급감한 상황이다.

현재 부산남고 이전에 총동창회는 88%가 찬성했고, 학부모 74.6%가 동의해 이전 요건은 갖춰진 상태다.

교육청 관계자는 "부산남고 인근 개발 상황, 통학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재개발로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더라도 학생 수를 회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돼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영도구, 강서구, 사하구 등이 묶인 서부 학교군의 경우 전체 학생 인구수는 줄고 있지만, 명지신도시 지역만 늘고 있으므로 신설 대신 이전이 결정됐다.

한편에선 부산남고가 강서구로 이전하는 것은 사실상 폐교 수순을 밟는 것이고, 이는 영도구 지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부산남고 폐교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부산남고가 이전할 경우 향후 영도구로 이주해 올 주민들은 교육 문제에 있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금도 계속되는 인구 유출이 더 심화하고 영도로 들어오려는 인구가 준다는 것이다.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영도구에 최근 주택재개발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2021년부터 5천 가구 이상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학령인구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남고 폐교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21일 부산남고 이전에 반대하는 집회와 걷기대회를 앞두고 있다.

이에 감소하는 학령인구에 맞춰 새로운 통폐합, 이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지만 의견은 엇갈린다.

영도구 한 구의원은 "이전이나 통폐합이 아닌 오히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등학교의 경우 상대평가로 이뤄지는 내신 평가 특성상 학생 수가 적은 게 불리해 오히려 인구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 맞선다.

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와 달리 학교 규모가 적은 고등학교일수록 내신 성적이 잘 받기 쉽지 않기 때문에 지망률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각 지역의 특성과 학군 등을 고려해 이전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