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검진을 실시한 슬로바키아가 봉쇄조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한산한 아일랜드 도시 거리, 골웨이 로이터=연합뉴스
집단 검진을 실시한 슬로바키아가 봉쇄조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한산한 아일랜드 도시 거리, 골웨이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에서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집단 검진을 실시한 슬로바키아가 봉쇄조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4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슬로바키아는 지난달 23일부터 10세 이상 360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해 1.06%인 3만8359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전체 국민 546만명 중 10살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국민 중 외출을 하지 않거나, 장애를 가졌거나, 암에 걸렸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을 제외한 전국민의 3분의 2가 검사를 받은 것이다. 사실상 성인 대부분이 검사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집단검진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동부 바르데요프와 북부 오라바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두 곳에서만 10세 이상 주민 91%에 해당하는 14만1000명이 사흘동안 검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역들은 모두 이틀만에 검사를 완료했다. 검진은 항원검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바이러스 단백질을 직접 탐지하는 항원검사는 환자의 RNA 등을 채취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보다 신속하고 간편하지만 정확도가 낮다.

검사를 위해 슬로바키아 전국에 있는 코로나19 검진소 5000여 곳에서 의료진 1만4500명과 군인 6319명 등 약 4만463명이 동원됐다.

검진을 통해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소지하면 코로나19 제한조치에 따르지 않아도 된다.

검사에 불참한 사람들은 오는 8일까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해야 하고 식료품을 구매하거나 공식적인 업무를 보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외출을 할 수 없다.

감염병 전문가로 영국 정부의 과학고문인 마이크 틸데슬리 영국 워릭대 교수는 "집단검사가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기 위한 봉쇄조치의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집단검사는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며칠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실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슬로바키아는 이에 따라 이달 말 다시 집단검진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슬로바키아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대규모 모임 금지 등 코로나19 확산을 위한 비상조치들을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슬로바키아는 지난달 1일 이후로 비상사태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슬로바키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만1829명이며, 이 중 219명이 사망했다.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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