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위망 뚫고 빠른 속도로 도주…경찰 다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순찰차 4대에 막히고서 도주극 끝나…운전자 구속영장 신청 예정
실탄까지 쏴서 잡은 한밤 '광란의 질주'…검거 당시 영상 보니
칠흑같이 어두운 도로를 한 트럭이 빠른 속도로 달린다.

뒤에서는 파랑과 빨간색 경광등을 밝힌 순찰 차량이 맹렬히 쫓아간다.

굽은 길에 접어들어서도 무섭게 내달리던 트럭은 속도를 이기지 못한 듯 갑자기 미끄러진다.

순찰차는 짐칸 바로 앞까지 접근했지만, 트럭은 방향지시등을 켜더니 다시 가속 페달을 밟는다.

트럭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전북 남원 시내의 한 교차로.
순찰차 2대에 앞뒤가 가로막힌 트럭은 잠시 멈춰 섰다가 경찰관들이 차에서 내리자 빠른 속도로 달아난다.

경찰관은 이를 막으려고 도주차량 운전석 문을 붙잡았으나 트럭은 정지 신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방향을 틀어 순찰차 사이를 빠져나간다.

경찰관이 조금만 더 늦게 문에서 손을 뗐다면 트럭에 딸려 갔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다.

이후로도 트럭은 차선을 제멋대로 넘나드는 곡예 운전을 벌이다가 사방을 가로막은 순찰차 4대에 길었던 질주를 멈춘다.

차에서 내린 경찰관들은 트럭 운전자를 신속하게 제압하고 양손에 수갑을 채운다.

실탄까지 쏴서 잡은 한밤 '광란의 질주'…검거 당시 영상 보니
전북지방경찰청이 2일 공개한 42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전날 밤 벌어진 무면허 음주 운전자의 심야 도주극이 담겨 있다.

경찰이 범행과 관련 없는 다른 운전자 피해를 우려해 영상의 상당 부분을 편집했는데도 긴박했던 당시의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경찰은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쏘는 추격전 끝에 전날 오후 10시께 트럭 운전자 A(40)씨를 남원시 신정동 한 도로에서 붙잡았다.

경찰이 제공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음성이 담기지 않아 추격 과정의 총격 소리나 구체적 무전 내용 등은 들리지 않는다.

A씨는 이날 오후 8시 40분부터 전남 광양에서 남원까지 100여㎞를 만취 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를 훌쩍 넘는 0.2% 이상으로 측정됐다.

일용직 노동일을 하는 그는 과거에도 같은 범죄를 저질렀으며, 현재는 운전면허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유치장에 있는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도로교통법 위반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