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판한 한 평검사의 글에 검사 230여 명이 동조 댓글을 다는 등 ‘검란(檢亂)’이 재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추 장관은 자신의 수사지휘권 및 감찰권 발동 등을 공개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방검찰청 검사를 또다시 저격하며, 검사들의 반발에도 ‘마이웨이’ 검찰개혁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최근 일선 검사들과의 접촉을 부쩍 늘리며 검찰 내부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전날 SNS에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입니다.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습니다”라며 이 검사를 겨냥한 글을 올렸다. 지난달 30일 이 검사의 과거 강압수사 의혹이 담긴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는 글을 올린 데 이어 두 번째로 이 검사를 저격한 것이다. 이 검사는 지난달 28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서 추 장관을 공개 비판한 인물이다.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지난달 29일 이 검사의 주장에 동조하며 “저 역시도 커밍아웃하겠다”고 썼다. 1일 오전 기준 이 게시글엔 전체 검사 230여 명이 실명으로 동조 댓글을 달았다.

법조계에선 과거 검찰의 ‘연판장’ 문화가 연상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선 검사들이 ‘평검사 회의’를 열어 추 장관을 비판하는 공개 성명을 내는 등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방침을 두고 일선 검사들이 집단 반발해,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퇴진으로까지 이어졌던 2012년 검란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총장은 검사들과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윤 총장은 이달 3일과 9일 각각 부장검사와 차장검사 승진자를 대상으로 강연을 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