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극장 일부 매진 인기몰이, 영화제 대상작 '그리고 저녁이 온다'
43개 나라 산악영화 128편 상영, 5년 만에 처음 유료화 시행
국내 하나뿐인 국제산악영화제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www.umff.kr)가 1일 막을 내린다.

울산 일대 1천m 이상 고봉을 일컫는 '영남알프스' 자락에서 세계적인 산악영화제로의 발전을 꿈꾸며 시작한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올해로 벌써 5년째를 맞았다.

올해 제5회 영화제 슬로건은 '한 걸음 더'다.

이선호 영화제 이사장은 "다양한 관객과 소통하고 국내 유일 산악영화제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슬로건에) 담았다"고 했다.

지난달 23일 개막한 올해 영화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상영과 자동차 극장 위주로 진행했다.

영화 감상을 원하는 관람객은 누구나 공식 홈페이지(www.umff.kr)를 통해 온라인 관람권(5천원)을 구매하면 영화제 기간 온라인으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상영과 자동차 극장, 영화 관련 유료화 모두 올해 처음 시도하는 방식이다.

이 이사장은 영화제 개막일 인터뷰에서 "자동차 극장과 온라인 상영이라는 낯선 방식에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유료화까지 도입함에 따라,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영화제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많은 분이 동의해 주셨다"며 "올해 새로운 시도를 통해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다가서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영화제에선 43개 나라 산악영화 128편을 선보였다.

온라인 관람권 구매자는 1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울산시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 자리 잡은 자동차 극장 일부 작품은 일찌감치 매진되는 인기를 끌기도 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된 자동차 극장 예매에서 '내면의 목소리', '나 홀로', '조스 밸리의 클라이머' 등 단편 3편을 상영하는 개막작과 '윙즈 오버 에베레스트'가 각각 4일과 5일 만에 매진됐다.

올해 국제경쟁 부문 수상작 7편도 가려졌다.

영화제 대상은 마야 노바코비치 감독의 세르비아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합작 다큐멘터리 '그리고 저녁이 온다'가 차지했다.

외딴 숲속에서 자급자족하는 어머니와 딸의 삶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하루의 시간을 산에 빗대어 인생과 일상을 표현했다고 영화제 측은 설명했다.

심사위원단은 "인생의 의미를 목표나 목적이 아니라, 무엇을 느끼고 사는지에 맞춰 울림을 주는 영화"라고 평했다.

마지막 날 폐막작으론 프랑스 영화 '말과 함께'를 선보인다.

내몽고에서 말 조련사로 살아가는 주인공이 종마를 도둑맞자 홀로 도둑들을 추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현재 많은 산악 영화인들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영화제 중 한 곳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울주서밋'의 제작 지원 작품 출품이 날로 늘어나고 있고, 국내 영화인들 꼭 방문하고 싶은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길지 않은 기간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산악영화제로도 성장했고 자체 평가한다.

국제산악영화연맹 회원으로도 가입했다.

그동안 라인홀트 메스너, 크리스 보닝턴, 쿠르트 딤베르거 등 국제적으로 최고 명성을 지닌 산악인을 초청해 영화제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2016년 열린 제1회 영화제 출품작이 182편이었는데 올해 제5회는 526편이다.

3배가량 증가할 정도로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도 이뤄낸 것이다.

이정진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영화제 기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산악영화제로 성장하면서, 영남알프스를 국내외 산악 문화의 허브로 만들고자 한다"며 "아울러 국내 영화 문화의 다양성에 기여해 지역 영화 문화와 산업 발전을 견인하고자 한다"고 기대했다.

배창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계기로 울주는 영화제뿐 아니라 산악 관련 전시회, 세미나, 클라이밍 대회, 인문 산행 등 다양한 행사를 지속해서 개최해 국내 산악문화 허브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 국내 영화문화의 다양성 확대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지역 문화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