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아닌 인류 내면의 증오·탐욕·무지를 경계해야"
유발 하라리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협력이 위기 극복의 열쇠"
"인간만이 가진 최고의 장점은 '협력'입니다.

바이러스끼리는 사람을 감염시키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줄 순 없지만, 한국의 한 의사가 아침에 발견한 것은 같은 날 저녁 브라질의 생명을 구할 수 있죠."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저명 역사학자·철학자인 유발 노아 하라리는 30일 열린 SBSD포럼(SDF)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온 유례없는 위기 속 인류가 가진 해답은 '협력'임을 강조했다.

반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하라리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오늘날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단결돼 있고, 잘 협력하고 있으므로 지금의 위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고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인류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코로나19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라리는 "핵전쟁, 생태학적 붕괴, 인공지능(AI)과 같은 파괴적 기술의 부상은 단일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가장 큰 위험은 바이러스 자체가 아닌 인류 내면의 증오와 탐욕, 무지"라고 설명했다.

유발 하라리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협력이 위기 극복의 열쇠"
이어 미래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한 그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음모론이 아닌 과학을 믿어야 하며, 외국인·소수민족과 협력하며 가진 것을 공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이 하라리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겪어본 적 없는 세상: 새로운 생존의 조건'이라는 주제 아래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논하는 SDF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유발 하라리의 기조연설에 이어 배영 포항공과대 인문사회학부 교수·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 교수,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신우석·유영중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푸드 칼럼니스트 마크 비트먼 등이 강연을 펼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