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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진경로 이탈한 삶이 꼭 나 닮아…'곡선의 공간' 韓屋, 보기만 해도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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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그들이 사랑한 공간
    前 타타대우상용차 사장 김종식

    韓屋은 왜…
    외국계기업 CEO만 20년
    세계 곳곳 누빈 '노마드'
    곡선이 주는 편안함에 빠져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한옥은 곡선의 미를 자랑한다. 지붕의 처마와 추녀는 유려하게 이어지고, 천장도 매끄러운 곡선의 멋을 살리고 있다. 이 같은 곡선의 포근함에 한옥에 들어서면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끼곤 한다. 20여 년간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삶에 마침표를 찍고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김종식 전 타타대우상용차 사장(65)은 이런 이유로 한옥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있다. 은퇴 후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곡선적인 삶’을 살고 있는 김 전 사장을 서울 종로구 필운동에 있는 한옥에서 만났다.

    곡선의 미, 한옥의 재발견

    직진경로 이탈한 삶이 꼭 나 닮아…'곡선의 공간' 韓屋, 보기만 해도 힐링
    김 전 사장은 최근 이곳을 종종 찾는다. 5년 전 새로 지은 한옥으로 프랑스 조향스쿨 GIP의 아시아대표부인 센트바이가 지난 7월부터 임차해 쓰고 있는 공간이다. 외부는 한옥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도 내부는 모던한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다.

    “한옥에 들어서면 곡선이 주는 포근함을 느낍니다. 전통이 주는 특별한 감정이 배어 있죠. 한옥 기둥 중에 나무가 휘거나 갈라진 부분도 있지만 불안함보다는 친근함을 느낍니다. 이런 곡선적인 공간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포함해 고유의 곡선적인 문화를 만들어온 것 같아요.”

    외국계 기업에서 오래 일한 김 전 사장은 “서양은 목표를 향해 곧바로 직진하는 직선적인 관계를 추구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근대 이후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인들은 지난 수십 년간 직선적인 관계를 통해 극도로 편리함을 추구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어느 순간 미래에 대한 불안은 더 커졌다”고 했다. “이런 불안감 속에 갈수록 많은 사람이 안도감을 찾아 편안한 곡선의 공간인 한옥으로 회귀하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김 전 사장은 1986년 미국 엔진업체인 커민스엔진에 입사해 1991년 커민스코리아 사장을 시작으로 커민스엔진 동아시아 총괄대표를 거쳐 타타대우상용차 사장까지 약 20년간 외국계 회사의 CEO로 일했다. 그는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는 노마드(유랑)적 삶을 살았다”며 “그 때문에 어느 공간에 가든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CEO로서 매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직선적인 삶을 살아왔던 김 전 사장은 2012년 은퇴 후 후학을 양성하는 곡선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 서울종합과학대학원과 한양대 기술경영대학원 특임교수로 재직하며 CEO로서 자신의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고 있다. 2016년부터 작년까지 전·현직 전문경영인들의 모임인 ‘CEO지식나눔’ 상임대표로 그들의 경험을 청년 창업가에게 전수하는 일도 했다.

    지중해에 필적할 남해의 아름다움

    직진경로 이탈한 삶이 꼭 나 닮아…'곡선의 공간' 韓屋, 보기만 해도 힐링
    은퇴 이후 삶은 ‘길’이라는 공간이 주무대가 됐다. 2006년 시작한 모터사이클은 은퇴 이후 중요한 일상이 됐다. 지난달 친구들과 모터사이클로 함께한 남도 여행은 한국이라는 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 시간이었다. 집이 있는 분당에서 출발해 통영을 거쳐 거제도의 끝자락 장승포까지 가는 긴 여정이었다.

    “모터사이클을 타고 꼬불꼬불한 남해안 도로를 달리는데 이탈리아 스페인 등 지중해 해안도로와 흡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해안은 보석 같은 공간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저평가한 건 아닌가 하는 반성도 했습니다. 화려하거나 과하지 않은 순박함 속의 편안함을 느꼈죠. 남해안 아름다움의 재발견이라고 할까요.(웃음)”

    요즘엔 자전거 길에 심취해 있다. 주말마다 자전거 길을 달린다는 김 전 사장은 “10월 아름다운 코스모스가 핀 경기 양평의 자전거길을 달리면 무한한 편안함을 느낀다”며 “시원한 공기,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살아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다”고 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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