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토안보부 장관 비서실장 출신 마일스 테일러
관직 물러나 집필로도 트럼프 비판…현재 바이든 지지

익명의 신문 기고와 저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신랄하게 비판해 관심을 모았던 미국 전직 고위 관리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정체를 스스로 공개했다.

NYT 기고 등 트럼프 난맥상 익명 고발자, 자진 신원 공개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마일스 테일러는 이날 트위터에 자신이 '익명'(anonymous)이라는 필명으로 뉴욕타임스(NYT)에 기고문을 보내고 책 '경고'(A Warning)를 집필한 당사자였다고 밝혔다.

테일러는 익명으로 대통령을 비판하기로 결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이런 방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고자를 모욕해 주의를 분산시키는 방식을 택하지 못하고 비판 내용에 답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나는 내 이름으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맹세했다.

이것이 내가 선거전 내내 목소리를 내온 이유"라고 밝혔다.

테일러는 지난해 공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8월에는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지지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공화당 그룹을 공동으로 결성했다.

테일러가 보좌한 닐슨 전 장관은 불법 이민자 대응 문제를 놓고 초강경 이민정책을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다 작년 4월 경질된 인물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는 2018년 9월 5일 온라인판에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 세력의 일부'라는 제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과 불안정성 때문에 정책 결정이 순조롭지 않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고발하는 칼럼을 실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의 문제라면서 법무부에 수사를 촉구하는 등 강력히 비난했다.

테일러는 작년 11월에는 트럼프 대통령 비판과 행정부의 난맥상을 추가로 담은 책 '경고'를 출간했지만, 그때까지도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포럼에 참석해 올해 대선 전 실명을 공개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일러는 지난 8월 CNN에 출연했을 때는 익명 기고와 출판의 장본인이냐는 질문을 받자 자신이 얼굴을 가리려고 마스크를 쓰는 경우는 핼러윈과 전염병 대유행 등 두 가지 때문이라며 부인한 바 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테일러를 향해 불만이 많은 전직 참모라면서 "행동보다 익명을, 주도하기보다 누설을 택한 거짓말쟁이자 겁쟁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러면서 테일러가 무능해 장관 비서실장 업무를 맡은 지 몇 주 만에 쫓겨났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