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내정했지만, 실제 공수처 출범까지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야당의 '비토권'이 변수다.

국회 법사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25일 통화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폐기하지 않고, 계속 계류시키면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전날 추천위원 2명을 내정하기는 했지만 '공수처법 개정안' 카드를 아예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공수처 추천위가 구성되더라도 야당이 '비토권'을 무기로 다시 시간을 끌 수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현행 공수처법상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동의해야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공수처장 추천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도돌이표식 지연전술로 공수처 출범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며 "야당이 추천할 추천위원이 '공수처 방해위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상황에 따라선 의결 정족수를 3분의 2(5명)로 낮추는 등 법 개정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추천위 구성돼도 野 비토권 변수…갈 길 먼 공수처 출범
국민의힘도 '비토권' 행사 가능성을 닫지 않는 분위기다.

라임·옵티머스 특검 도입, 청와대 특별감찰관,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 등과 맞물려 여권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내정한 후보 추천위원 가운데 임정혁 변호사는 대검 차장 출신으로 드루킹 특검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권에서 의외의 합리적 인사를 추천한다면 우리도 공수처장 임명에 동의할 수 있다"며 "다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여권의 압박에 담대하게 맞설 수 있는 인물이 추천위원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