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진영 "선거 앞두고 반복되는 '룰라 죽이기' 행태"

브라질에서 좌파의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네 번째 피고인 신분이 됐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연방검찰의 권력형 부패수사팀이 룰라 전 대통령과 안토니우 팔로시 전 재무장관, 파울루 오카모토 룰라 연구소장 등 3명에 대해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제기한 기소가 전날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부패수사팀은 이들이 지난 2013년 12월부터 2014년 3월 사이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가 룰라 연구소에 전달한 기부금 400만 헤알(약 8억 원)을 돈세탁해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기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검찰이 구체적인 근거 없이 기소했다"면서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박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좌파의 대부' 룰라, 부패혐의로 네번째 피고인 신분
룰라 전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피고인 신분이 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상파울루주 과루자시의 아파트와 아치바이아시의 별장 불법취득 혐의로 이미 실형을 선고받았고, 상파울루 시내 아파트 용지 불법취득 의혹에 대해서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7일 남부 쿠리치바 연방경찰 시설에 수감됐다가 연방대법원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수감 580일 만인 지난해 11월 8일 석방됐다.

당시 룰라 전 대통령 석방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대됐으며, 여론도 크게 엇갈렸다.

법원이 또다시 기소를 받아들였다는 소식에 좌파 진영은 '룰라 죽이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좌파 노동자당(PT)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룰라 전 대통령을 기소하는 행태가 또 벌어지고 있다"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의도가 개입됐다고 주장했다.

룰라 연구소는 성명을 통해 "연구소에 대한 기부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면서 검찰의 기소와 법원의 결정은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박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Lava Jato·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이라는 별칭의 부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사는 국영 에너지 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장비 및 건설 관련 계약 수주의 대가로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부패 스캔들은 중남미 각국으로 확산했다.

오데브레시는 2001년부터 공공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대가로 중남미 9개국의 정치인과 관료들에게 막대한 뇌물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