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72주년 합동 추념식서 특별법 통과 '약속'·'기대'

70년이 넘도록 정확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여순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는 여순사건 72주년을 맞아 21대 국회에서 여순사건 특별법안이 발의돼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진실규명·명예회복 시급"…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한목소리'
19일 여수시 이순신광장에서 열린 제72주년 여순사건 희생자 합동 추념식에서는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추념식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일제히 특별법안 제정을 약속했고, 희생자 유족들은 조속한 특별법 제정으로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 명예를 회복해달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여수갑) 의원은 "여순사건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은 좌와 우를 떠나 여수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가능하다"며 "본회의 통과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지역민들과 유족들의 격려·동참이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회재(여수을) 의원도 "여순사건은 제주 4·3사건과 함께 국가 폭력에 의해 발생한 현대사의 비극"이라며 "국가권력에 무고하게 희생된 피해자들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한 영령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순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민간인 희생자 유족과 순직 경찰 유족들도 한목소리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윤정근 여순사건 여수유족회장은 "화해와 상생을 하려면 공정하고 공평하며 억울한 사람이 없어야 한다"며 "특별법은 여순지역 국회의원들이 공약한 결심이니 반드시 통과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남중옥 순직경찰 유족대표는 "특별법은 여순사건으로 피해를 본 분들에게는 지난 세월을 보상받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라 생각한다"며 "특별법에 민간인, 경찰, 군인 유족 모두가 피해자로서 정당한 보상과 명예회복이 똑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여순사건 특별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소병철(순천·광양·곡성·구례갑)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52명이 7월 28일 공동발의했다.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담은 이 법안은 지난달 10일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여순사건 특별법은 2001년부터 4번이나 발의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자동폐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