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군비통제국장, 러시아 신문과 인터뷰서 주장

미국의 대중(對中) '적대 정책' 때문에 중국은 핵무기 보유량에 대해 모호성을 유지할 수밖에 없으며, 현재 상황에서 중국이 핵 통제 협상에 나설 것을 기대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이라고 중국의 군비통제를 담당하는 외교당국자가 주장했다.

17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군비통제국의 푸충(傅聰) 국장은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핵무기 보유에 대해 투명하지 않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반박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 "미국의 적대정책 때문에 핵무기 보유량 모호성 유지"
푸 국장은 "핵전략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이 핵무기의 수에 관해 일정한 정도의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국을 최대의 경쟁자로 여기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적대 정책을 채택하고, 6천기의 핵탄두라는 방대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그렇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미국 의회에 보고한 중국 국방력 관련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앞으로 10년 내에 핵무기를 최소 현재의 2배 수준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푸 국장은 미국이 핵무기를 확대하고, 중국 주변 지역에 지상 발사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을 가진 상황에서 중국의 핵 능력 건설은 필요한 '억지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핵 독트린(원칙)을 투명하게 하고, 핵무기 보유량을 투명하게 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은 핵무기 보유량을 밝히지 않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의회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을 200기 수준으로 평가한 바 있다.

미국은 퇴역한 핵탄두를 포함해 약 6천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