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 캐시백 10% 카드형 지역화폐 사용 적정성 논란
"골프장 이용료까지 국·시비로 지원해야 하나요"
강원 태백시 카드형 지역화폐(탄탄페이)의 캐시백 혜택을 골프장 이용자에까지 제공해야 하는가 하는 지적이 지역사회 일각에서 나왔다.

충전형 선불카드인 탄탄페이의 특징은 캐시백형 인센티브 지급이다.

현재 개인별 월 사용액 한도는 100만원이고, 캐시백은 사용액의 10%이다.

캐시백은 태백시 예산으로 지급하고, 올해 예산은 국비 20억원과 시비 10억원이다.

탄탄페이는 올해 4월 출시됐고, 현재 회원 수는 태백시 전체 인구 4만2천937명의 45%에 해당하는 1만9천267명이다.

사행성 산업, 유흥주점, 기업형 슈퍼마켓(SSM), 외지 본사 직영점 등을 제외한 신용카드 단말기가 설치된 태백지역 점포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태백지역 골프장에서의 탄탄페이 사용에 대한 적정성 여부가 논란이다.

태백지역에는 골프장을 갖춘 리조트가 한 곳 있다.

요즘 지역주민이 이 리조트에서 주말에 골프장 그린피와 카트 이용료를 탄탄페이로 결제하면 1인당 1만3천원의 캐시백을 받는다.

그린피·카트 이용료를 10% 할인받는 것과 동일한 효과다.

최근 하루 평균 골프장 이용객 중 15∼20%가 지역주민이고, 이들 대부분은 탄탄페이로 결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추석 연휴 이 리조트에서의 탄탄페이 사용액은 3천만원에 육박했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골프가 대중화됐다고 하지만, 돈 없는 사람은 못 한다는 것도 사실이다"며 "소상공인, 전통시장 상인 등의 어려움을 시민이 함께 극복하자는 탄탄페이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한골프협회의 2017 한국골프지표를 보면 2017년 한 해 월평균 소득별 골프 활동인구 비율은 600만원 이상 23.6%, 500만∼599만원 21.1% 등 소득이 높을수록 높았다.

반면 사회조사보고서를 보면 2017년 기준 태백지역 가구의 월평균 소득별 비율은 600만원 이상 4.9%, 500만∼599만원 4.4% 등에 불과했다.

한 시민은 "석탄산업 사양화, 인구 감소 등으로 지역경제 침체가 심각한 폐광지 태백에서 골프를 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을 갖춘 시민이 과연 몇 명이나 되는지 묻고 싶다"며 "탄탄페이가 자칫 고소득층에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탄페이 출시 이후 이달 8일까지 6개월간 캐시백 지급액은 26억여원이다.

태백시 관계자는 16일 "애초 골프장 문제에 대해 고민했으나, 탄탄페이 사용을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며 "앞으로 사용 제한 업종을 매출 규모로 하는 등 개선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골프장 이용료까지 국·시비로 지원해야 하나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