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지지율 1위에 지지자들 "이제 대선으로 가자" 들뜬 표정도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경의…이런 검찰이 세계에 어딨나"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처해졌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에 이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을 그대로 따른 항소심 선고 재판은 재판부가 준비해 둔 판결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끝나 5분여만에 마무리됐다.

5분만에 끝난 파기환송심…이재명, 대선출마에 "국민 뜻 따라야"
그는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고법 형사 2부(심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대기 중인 취재진에게 "민주주의와 인권 옹호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 이런 송사에 시간을 소모하지 않고 도민들을 위한 길에 모든 에너지를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대선은 국민들이 대리인인 우리 일꾼들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지 결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민의 뜻에 따라 부여해주시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출마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개선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라며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기본대출', '기본주택' 등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합리적으로 논증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와 개혁 방향에 대해선 질타를 쏟아냈다.

이 지사는 "죄가 되지 않는 것을 알면서 교묘히 허위주장을 제기해 도정 운영에 방해를 주는 게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런 검찰이 세계에 또 어디 있나"며 검찰 수사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검찰에 과도한 권한이 부여돼 있고, 그것에 남용되고 있기 때문에 (권한이) 조정돼야 한다"며 "검사를, 권력자를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가 하루라도 빨리 만들어져 즉각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국정감사에 대해서는 "도정과 시정이 잘 흘러가는지에 대해 점검하는 건 기초의회의 역할이니 국감에선 본질대로 국가 사무와 국가 위임 사무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이날 법원 주변에는 지지자 100여 명이 몰려 법정을 나서는 이 지사의 모습을 지켜봤다.

이들은 무죄 판결 소식을 들은 뒤 "이재명 화이팅" 등을 연호하며 기뻐했고, 일부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파기환송심이 열린 이날 공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가 20%의 지지율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17%)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에 일부 지지자들은 "이제 대선으로 가자"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인터뷰를 마친 이 지사는 지지자들과 10여 분간 주먹 인사 등을 나누며 화답하다 준비된 차량에 올라 자리를 떴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재판 출석을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며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며 "코로나19와 국정감사 등 많은 일이 기다리고 있는데 시키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소모하게 돼 아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5분만에 끝난 파기환송심…이재명, 대선출마에 "국민 뜻 따라야"
한편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또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 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도 받는다.

이를 모두 무죄로 판단한 1심과 달리 2심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유죄로 보고, 이 지사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7월 상고심에서 "이 지사의 토론회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의혹 제기에 대한 답변·해명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