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방·나는 마음이 아픈 의사입니다

▲ 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 = 레이첼 스와비·키트 폭스 지음. 이순희 옮김.
1967년 5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여자 마라톤에서 열세살의 나이로 3시간 15분 23초의 세계 기록을 세운 모린 윌턴(67)의 삶과 성공에 관한 전기다.

'마이티 모'는 '힘센 윌턴'을 가리킨다.

윌턴의 일대기를 세상에 처음 공개한 팟캐스트 '휴먼 레이스' 제작자인 저자들은 윌턴이 '여자는 달릴 수 없다'고 말하는 세상에 도전해 마라톤 신기록을 세우고, 최연소 캐나다 국가대표가 됐다가 은퇴하는 과정을 정리했다.

윌턴은 부정행위를 의심하는 남자들의 억측에 시달렸고, 여자 달리기에 대한 세상의 시선은 박했다.

이에 2년도 안 돼 마라톤을 그만뒀고 세상 속으로 숨었다.

쉰살이 돼서야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의 딸과 달렸다.

책은 여자 달리기 역사는 수많은 '마이티 모'들이 연대해 함께 만든 역사이자 페미니즘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여성들에게 달릴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앞장서서 싸워온 '마이티 모'들에 경의를 표한다.

학고재. 344쪽. 1만5천원.
[신간] 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
▲ 내면의 방 = 메리 크리건 지음. 김승욱 옮김.
스물일곱에 첫 아이가 태어나고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나자 극심한 우울증이 찾아온다.

딸의 죽음 이후 사랑과 결혼 생활, 일 등 모든 것이 틀어졌고, 두 번의 자살 시도 끝에 '멜랑콜리아를 동반한 주요 우울증 에피소드' 진단을 받는다.

미국 뉴욕의 한 대학 강사인 저자가 그때의 경험을 50대에 되돌아보며 정리한 치유의 에세이다.

첫 우울증 진단 이후 병원 치료와 재발, 마음의 평화를 회복하기까지 30여년의 고통과 치유의 시간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책은 정신과 의사와 동행하는 삶이 어떠한지, 마음의 평형을 회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삶이 무엇인지 등 만성 우울증 환자로서의 애환을 설명한다.

우울증에 대해 잘 알게 된 저자는 정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지난날이 오히려 큰 짐이 됐다고 고백한다.

우울증을 평생 함께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병을 관리할 수 있을 뿐이지 치유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북트리거. 336쪽. 1만6천500원.
[신간] 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
▲ 나는 마음이 아픈 의사입니다 = 조안나 캐넌 지음. 이은선 옮김.
우리는 의사를 보며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절대적인 존재, 질병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무적의 존재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저자는 의사도 결국 우리와 같은 고통과 아픔을 느끼는 인간일 뿐이라고 말한다.

영국의 유명 작가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의사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숨겨왔던 아픔과 고민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의사들도 상처받은 마음을 돌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30대에 의대에 진학해 수련의가 되고 응급실, 공공의료, 완화의학을 경험한다.

살인적인 근무시간과 비인간적인 병원 체계, 공공의료 시스템의 부조리 속에서 경험한 내면의 아픔과 깨달음을 토대로 생생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한다.

책은 자신에게 힘을 준 것은 환자와의 따뜻한 연대와 교감, 의료인들의 희생과 정신, 인간이 인간을 긍정하는 공감과 연민이었다고 말한다.

수술실이나 진료실이 아닌 우연히 주고받은 사소한 말이 누군가의 삶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라이프앤페이지. 248쪽. 1만5천800원.
[신간] 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