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중 김승수 교사, 학생들과 동아리 운영하며 구석구석 꾸며
정년퇴직 3년 앞두고 낡은 시골학교를 벽화로 채운 미술 선생님
2018년 3월, 교직을 34년째 이어오던 김승수 선생님은 새 발령지인 강원 화천중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낡은 시골학교는 진입로부터 복도, 상담실 등 구석구석이 남루했다.

마침 그때 교육부에서 예술문화교육 지원사업을 공모했다.

김 교사는 교장 등 주변의 권유와 격려에 힘입어 지원서를 냈고, 곧 사업에 선정됐다.

그는 학생 20여 명과 함께 동아리를 꾸리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첫 작업은 학교 진입로 인근 돌벽이었다.

학교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입구가 낡고 지저분해 선생님과 학생들은 페인트와 붓을 들었고, 톡톡 튀는 벽화로 새롭게 단장했다.

정년퇴직 3년 앞두고 낡은 시골학교를 벽화로 채운 미술 선생님
동료 교사와 학생 등 주변의 호응이 이어졌다.

이에 탄력을 받아 분리수거장, 복도, 외벽, 뒤뜰의 연못 등 구석구석에 붓을 들었다.

긴 시간이 소요되는 벽화 작업 특성상 주로 토요일에 작업이 이어졌지만, 학생과 선생님은 기쁨으로 벽을 칠했다.

어느덧 3년이 흘렀고, 동아리의 노력은 학교에 가득했다.

낡은 시골학교가 화사하게 변신한 것이다.

이제 김 교사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이면 37년간 이어온 교직에서 떠나야 하는 김 교사에게 남은 4개월은 아쉽고 소중하다.

아크릴 물감이 생소했던 학생들은 이제 손발이 척척 맞는 동료가 됐고, 이들과 꾸며갈 학교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힘들 때도 학생들은 마스크를 끼고 기꺼이 학교를 꾸몄다.

정년퇴직 3년 앞두고 낡은 시골학교를 벽화로 채운 미술 선생님
주변에서도 사비를 털어 간식을 보내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갔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주변의 칭찬을 통해 자신이 예술가가 된 것처럼 자부심을 가지는 것을 보고 함께 기뻐했다"며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으로 미술에 흥미 갖게 되고 벽화 작업을 기다려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료 교사의 칭찬도 자자하다.

배정희 화천중 교감은 "벽화작업뿐 아니라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김승수 부장 선생님이 매일 가장 먼저 출근해 학교 방역에 나서고, 점심시간마다 식당에서 학생 거리두기를 돕는 등 늘 솔선하는 교사"라고 밝혔다.

정년퇴직 3년 앞두고 낡은 시골학교를 벽화로 채운 미술 선생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