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조사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대선과 동시에 진행되는 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는 이른바 블루웨이브(Blue Wave)`의 실현 가능성을 월가에서 조차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대선결과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을까? 다양한 시장 가운데 상품시장에서 대두(Soybean) 가격이 주목받고 있다. 농산물 수출대국인 미국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농산물로 분류된다.
[시장에서 본 美대선] 대두값은 바이든 승리 예상?
(자료: 11월 인도분 대두선물가격 / CME)

CME에서 가장 최근월물인 11월 대두 선물가격 차트를 살펴보면 9월을 지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가지 배경이 있다. 라니냐(La Nina) 같은 이상기온으로 흉작이 발생하면서 9월 대두비축분이 작년 동기에 비해 42%나 감소하면서 수급불균형이 깨진 점, 미국의 무역압박에 중국이 미국산 대두수입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협상과정에서 이를 재개하기로 한 점도 대두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대두값 급등이 미국 대선결과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 본 美대선] 대두값은 바이든 승리 예상?
(자료 : 미중 대두 무역현황)

중국의 대두 수입선이 미국에서 브라질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시카고 선물시장의 대두값이 오르는 것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데 베팅하는 시장참가자들이 늘고 있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무역전쟁으로 중국을 압박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중단됐던 세계화가 다시 궤도로 복귀하고 미중 무역도 과거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 본 美대선] 대두값은 바이든 승리 예상?
(자료 : 미국 중서부주 / 위키디피아)

대두의 주요산지인 미국 중서부 지역은 2016년 대선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의 중요 지지기반 가운데 하나다. 현지시간 13일 `더 폴리티컬 리포트`가 지금까지 여론조사를 종합해 주별 지지후보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2개 중서부주에서 바이든 후보는 대의원 56명(일리노이, 미시간, 미네소타, 위스콘신), 트럼프 대통령은 대의원 35명(인디애나, 캔자스, 미주리, 네브라스카,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하이오(18명), 아이오아(6명)에서는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분류됐다.

물론 지난 선거처럼 이른바 `샤이(Shy) 트럼프` 현상이 반복될 수 있고, 선거가 다가오면 지지층의 결집이 이뤄지는 현상을 봤을 때 현지 언론의 보도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도 여전히 상당하다.

중서부 주요 농산물인 대두값 급등이 농심(農心)을 사로잡아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이어질 것인지 그 결과는 3주 뒤면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최진욱증권부장 jwcho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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