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미래’였다. 정 회장은 ‘미래’를 열 번이나 언급하며 현대차그룹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인류의 행복에 공헌하는 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다음으로 많이 언급된 단어는 ‘고객’으로 아홉 번이었다. 그는 “우리는 항상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 가치를 그룹의 중심으로 삼자는 정 회장의 평소 지론을 담아냈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임직원에게 ‘함께’ 가자는 말로 공감대도 형성했다. 그는 “우리가 함께 꿈꾸는 미지의 미래를 열어가는 여정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안 되면 되게 만드는’ 창의적인 그룹 정신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 노력하자”며 “그 여정에 제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룹의 미래 구상에 모든 임직원이 동참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평소에도 직원과의 소통을 중시한 만큼 이번 회장 취임 소식도 임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또 “화려한 표현 대신 담담한 문장을 평소에 이야기하듯 호소력 있게 전달한 것도 겸손하고 소탈한 평소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