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무기공장→미군 주둔 공간…유적조사·활용방안 마련 본격화
인천 부평미군기지 81년만에 개방…일제 강제동원 현장
인천 도심 한복판에 있는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이 시민에게 개방된다.

캠프마켓은 1939년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육군의 무기공장으로 사용됐고 해방 이후에는 주한미군이 주둔해 81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가로막혔던 곳이다.

인천시는 캠프마켓 부지 일부를 14일부터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개방한다고 13일 밝혔다.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우리 정부가 캠프마켓을 포함한 국내 4개 미군기지를 돌려받기로 주한미군 측과 합의한 뒤 부지 개방 절차를 밟아왔다.

시가 개방하는 부지는 캠프마켓 전체 44만여㎡ 가운데 과거 야구장·야외수영장·극장·농구장 등으로 쓰였던 9만3천㎡다.

시는 개방을 위해 주한미군 측이 여전히 빵공장 등으로 쓰고 있는 23만㎡가량 부지 경계에는 최근 펜스를 설치했다.

시는 또 현재 토양오염 정화작업이 진행 중인 캠프마켓 내 군수재활용품센터(DRMO) 구역 11만㎡가량은 정화가 마무리되는 대로 2022년 말까지 개방할 예정이다.

빵공장 부지도 추후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로 공장 이전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화작업 등을 거쳐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캠프마켓 개방에 따라 향후 활용방안 마련 논의와 이곳에 있는 유적에 대한 조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는 일단 외부기관에 캠프마켓 일대 부지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한 용역을 맡겼다.

또 인천시청, 부평구청, 캠프마켓 부지 등지에서 시민들의 활용방안 관련 의견을 수렴하는 '소통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 부평미군기지 81년만에 개방…일제 강제동원 현장
문화재청 등 관련 기관은 캠프마켓에 있는 건축물 등 유적의 보존 가치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학계는 캠프마켓에 대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부터 주한미군 주둔까지 한반도의 아픈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평가한다.

앞서 캠프마켓 내에는 1939년 조성된 일본육군 조병창 건물 유적 20동 이상이 기존 형태를 유지한 채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일본육군 조병창은 일제가 강제동원한 조선인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전국 각지에서 수탈한 금속품으로 무기를 만들던 무기 제작 공장이다.

조병창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는 1만여명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정화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캠프마켓 내 DRMO 구역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일본육군 조병창의 주물공장으로 쓰였던 건물 등 6개 시설물을 보존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인천 부평미군기지 81년만에 개방…일제 강제동원 현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