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농사 또는 벌목 과정에서 버려지는 부산물은 물론 폐지, 택배 박스 같은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디젤 원료를 기존 미생물보다 2배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미생물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이선미 박사팀은 13일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 유전자가위로 미생물 대사경로를 재설계, 기존 미생물은 활용하지 못하던 바이오매스 성분(자일로스)까지 이용할 수 있게 해 바이오디젤 원료 생산 수율을 2배 높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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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이오디젤은 팜유나 대두유 같은 식물성 기름 또는 폐식용유를 화학적으로 처리해 생산되고 있어 원료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식량작물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도 있다.
이 때문에 식량 작물 대신 농사 또는 벌목 부산물로 발생하는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바이오연료를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는 경제적이고 지속가능한 원료로 미생물 대사과정에서 친환경 수송용 연료로 전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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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질계 바이오매스는 셀룰로스와 자일로스 등 다당류 화합물이 60~80%, 리그닌 등 목질 성분이 20~40%를 차지하는데, 기존 미생물은 다당류 화합물의 65~70%를 차지하는 셀룰로스를 이용해 바이오디젤 원료를 만든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미생물 대사경로를 재설계하고, 그중에서 능력이 우수한 개체만 선택해 배양하는 방법으로 포도당은 물론 기존 미생물이 활용하지 못했던 자일로스 성분까지 바이오디젤 원료 생산에 활용하는 새로운 미생물을 개발했다.
이들은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미생물이 바이오디젤 원료를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보조효소의 공급을 방해하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해 대사경로를 재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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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는 이와 함께 바이오매스의 20~40%를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바이오연료 생산에 활용하지 못하는 리그닌 등 목질성분 활용 연구도 하고 있다.
목질성분 활용 효율이 높아지면 이번 성과와 결합해 바이오연료 생산 효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선미 박사는 "바이오디젤은 디젤 차량의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가장 빨리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체 연료"라며 "이 연구는 식량작물이 아닌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생산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기술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기후변화 및 바이오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 바이오에너지'(Global Change Biology Bioener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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