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변화 부응·스스로 정비해야" 회의서 첫 거론
'혁신위 카드' 꺼낸 이낙연…기풍 잡기 속도내나
더불어민주당의 당 쇄신 작업을 주도할 혁신위원회 설치 논의가 시작됐다.

12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 워크숍에서 이낙연 대표가 혁신위 설치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가 거대 정당이 된 민주당이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고 스스로를 정비하는 차원에서 혁신위를 검토해보자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당 내외 인사로 혁신위를 꾸려 민주당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혁신위가 꾸려진다면 내년 4월 재보선, 내후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에 대비한 장기적인 당 쇄신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의 정책 의제를 정비하고 윤리 규정 강화 같은 조치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가 당 윤리감찰단 구성에 이어 당내 기풍 잡기에 속도를 내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김상곤 혁신위'를 사례로 든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곤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끈 혁신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2015년 민주당에 마련된 혁신위다.

당시 '당권재민 혁신위'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참여해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선출직 공직자평가위 구성,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 등 정당, 공천 혁신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당시 야당으로서 선거 연패의 나락에 빠졌던 2015년과 선거 연승으로 거대 여당까지 된 지금의 상황이 전혀 다른 데다, 당내 제도개혁 과제가 사실상 완비됐다는 점에서 혁신위의 존재 이유를 두고 벌써부터 이견이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당에 여러 사건이 있었으니 재보선을 앞두고 혁신위를 해보자는 차원에서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라며 "윤리감찰단도 이미 운영하고 있는데 혁신위를 추가로 꾸리는 것이 어떤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